디카, IT시장의 구원투수…인터넷세대의 정보기기로 인기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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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첨단 시대의 핵심 정보기기로 부활했다.

아날로그 시절 기념촬영 도구였던 카메라가 디지털 전환기를 거치면서 PC나 휴대전화에 버금가는 개인용 정보기기로 각광받고 있는 것.

‘필름을 쓰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디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2530만대가량 팔려 시장 규모면에서 개인휴대단말기(PDA)와 캠코더를 이미 앞질렀다. 2000년 이후 연간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디카 업계는 올해도 17%대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활짝 핀 디카 시대=디카 전문포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사장은 디카가 카메라의 개념을 바꿔놓았다고 강조했다. 기념일에만 꺼내 쓰던 카메라가 항상 휴대하고 일상적인 기록에 활용되는 대중 정보기기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요즘 신세대들은 개인정보관리나 메모 시에도 디카를 쓴다. 인터넷 사진게시판의 확산이나 인터넷 합성사진 열풍은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는 현상. 김 사장은 “인터넷과 PC에 익숙한 인터넷 세대의 등장과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은 디카의 전성시대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일본 캐논 제품의 국내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LG상사 오규식 상무는 “기존에는 한 집에 카메라 1대만 보유했지만 앞으로는 한 사람이 용도별로 여러 대의 디카를 보유하는 일이 흔해질 것”이라며 “디카 덕분에 카메라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IT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디카 산업의 호황은 저장장치인 플래시메모리카드를 비롯해 2차전지, 이미지센서칩, 액정표시장치(LCD), 출력기, 인화서비스 등 연관 산업의 호황으로 이어져 정보기술(IT)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침체에 시달려온 IT업계에 PC를 대신해 시장 성장을 이끌 ‘구원투수’가 등장한 셈.

올해 초 200만화소급에 머물렀던 디카의 성능이 400만∼500만화소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256MB 이상의 대용량 플래시메모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호황에 따라 이 분야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 생산 중 플래시메모리의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과제 및 전망=디카 산업의 호황을 누구보다 반기는 쪽은 디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 캐논 니콘 올림푸스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디카 산업의 호황을 IT 분야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디카 업체는 삼성테크윈이 유일해 광학분야 기술력이 탁월한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힘에 부치는 실정.

일본 업체들은 올해 들어 첨단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핵심부품인 이미지센서 전량을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극복해야할 과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 대해 휴대전화 분야의 강점을 살린 카메라폰 등 복합기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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