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쟁력 뒷걸음질" 매킨지 亞太사장 지적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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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상대국들은 도약하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뒷걸음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도미닉 바튼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2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인 및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공동포럼’에서 ‘한국과 경제 경쟁국, 강점과 약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경쟁 상대인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가운데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만이 유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평가는 △경쟁력 순위 및 국가신용등급 등 자본시장의 평가 △제도 및 문화 △노동시장 유연성 △국민의식 △주요 도시의 금융 허브(hub) 순위 △향후 10년간 경쟁잠재력 순위 등을 종합해 나온 것이다.

그에 따르면 특히 △야망 및 비전 △대외개방 정도 △인적자본 △유연성 등을 고루 감안한 ‘향후 10년간 경쟁잠재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중국 싱가포르 인도 태국에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튼 사장은 “최근 3년 동안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쇠락을 거듭해 왔다”고 규정하고 그 원인으로 “정부 기업 노동 등의 부문에서 걸림돌이 적지 않은 가운데 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국민의식이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렀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그 가운데서도 △정치시스템 파산 △과도한 규제 △오락가락하는 정책 비전 △정부 부처의 유연성 부족 △여론 수렴 및 책임성 부족 등 정부 부문의 기능 상실을 집중 거론했다.

아울러 △강경한 노조와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 △뒤떨어진 기업 지배구조 △기업 및 노동 부문의 취약점을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았다.

바튼 사장은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이 풀어야 할 과제로 △노동시장 유연성 극대화와 근로자 사회안전망 확충 △연금개혁, 기업지배구조 개선, 장기 채권시장 발전 등 자본시장 개혁 △서비스 부문 규제 완화 △‘국가대표 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 등을 꼽았다.

특히 투자유인과 노사관계 중재를 통해 현재 10개 정도에 불과한 ‘세계적인 기업’을 2010년까지 25개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사회 각 분야 가운데 정부 부문이 가장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개혁과 개방을 동시에 추진해 한국을 외국 자본이 정말 들어오고 싶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 연구원 산하 외국인 최고경영자모임과 최고경영자과정 회원 40여명이 참가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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