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채용기준 공개]기업은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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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26일 기업별로 원하는 인재상과 채용기준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장소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개최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및 이의 실현방안’ 세미나장.

▽기업별 채용기준 및 절차=삼성전자는 이날 1단계로 입학성적(즉 대학이나 학과)이 아닌 대학 학점 위주로 서류전형을 한다고 공개했다.

어학실력과 자격증은 가점 요인. 서류전형을 거치면 2단계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라는 자체평가를 실시한다. 학점은 서류전형 단계에서만 영향을 미친다. 3차는 면접으로 올해부터 1인당 면접시간이 15분에서 80분으로 늘었다.

삼성 자체 분석결과 SSAT에서 고득점을 한 사람이 입사 후 인사고과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는다고. LG전자는 서류전형-온라인테스트-면접을 거쳐 채용을 결정한다. 특히 온라인테스트는 지원자의 성격 유형과 지원자가 LG전자의 핵심가치와 맞는지를 측정한다. 면접은 임원급과 부장급으로 구성된 면접관이 담당한다.

SK는 서류전형-SK종합적성검사 및 외국어테스트-면접 등 3단계로 채용을 결정한다.

서류전형에서는 학점, 어학능력, 자격증 등과 함께 지원자의 기본능력을 검증한다. 면접에서는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능력, 직무적합성 및 성취동기 등을 살펴본다.

포스코는 서류전형-인성검사-직무역량평가-적합성 평가 등 4단계 절차를 통해 사람을 뽑는다. 직무능력평가 과정에서는 가상의 사례에 대한 지원자의 문제해결 능력 등을 관찰한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기업들은 대체로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외국어 구사능력과 함께 다양한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어는 물론이고 제2외국어(특히 중국어)에 능통한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 이에 따라 영어면접이 앞으로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경영이념과 목표를 공유할 수 있는 인재를 원했다. 예를 들어 LG전자는 ‘디지털 리더’를 목표로 ‘변화를 주도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원했다. 포스코는 ‘건전한 직업관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인, 디지털인, 세계인’을 선호하는 인재상으로 꼽았다.

▽시장변화를 외면하는 대학교육=한편 이날 삼성전자 인사팀 안승준 상무는 “지난 15년 동안 전자산업이 8배 성장했으나 전자계열 전공자는 2.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현행 대학교육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획일적인 등록금 구조하에서 교육원가가 낮은 전공을 공부한 학생들만 대거 배출되고 있어 대졸 취업난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의 경우 신규채용인력을 재교육하는 데에만 매년 8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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