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신동규행장 회견 "수출입銀 보유 외환銀 주식 매각"

  • 입력 2003년 9월 4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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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을 남북경제협력 및 동북아 허브 건설을 위한 코어 뱅크(Core Bank·중심 은행)로 키우겠습니다.”

신동규(辛東奎·52·사진)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4일 행장 취임 후 처음으로 본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신 행장은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남북협력기금을 수탁·관리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정부 보조정책으로 유일하게 인정한 수출입금융을 전담해왔다”며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선 경기도 등 수출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에 지점을 확대할 것이며 특히 수출입은행 자체적으로 북한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올 4월 공직을 떠났던 그는 ‘휴식기’ 동안 경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꾸준히 ‘내공’을 쌓아왔다. 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된 후에는 나름대로 은행의 독특한 업무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경제관료 사회에서 신 행장은 ‘금융통’으로 통한다.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과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공보관 등을 지냈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주미 대사관 재경관으로 미국에서 ‘구제금융’ 자금 확보에 기여했다.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때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해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낙하산 인사’라는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 “행정고시(14회) 합격 후 첫 공직생활을 한국은행 외환관리부서에 파견돼 시작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 파견과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을 거치며 수출입금융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를 쌓아왔다”고 강조했다.

신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지분에 대해 “납입자본금 중 주식은 모두 현금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매각 방법과 시기는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 수출입은행 조직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3년 임기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겠다”며 “특히 본부장 및 팀장제도를 개선해 △대외협력기금 △남북협력기금 △수출입금융 등 3대 업무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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