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물류대란]부산-광양항 마비…산업피해 하루 얼마

  • 입력 2003년 5월 1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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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송하역노조의 운송거부 사태로 고철 반입이 중단된 경남 창원시 한국철강 직원들이 11일 가동을 멈춘 전기로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 -창원〓변영욱기자
전국운송하역노조의 운송거부 사태로 고철 반입이 중단된 경남 창원시 한국철강 직원들이 11일 가동을 멈춘 전기로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 -창원〓변영욱기자
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11일 3일째 파업을 계속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입의 최대 관문인 부산항이 전면 마비될 위기에 처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강경 일변도인 데다 부산지부와 협상을 할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 사태 해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은 파업을 유보한 채 협상을 계속하려는 화물연대 집행부의 지침에 반발해 독자적으로 파업을 계속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화물연대 집행부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 회원들이 11일 부산 신선대부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유보를 결정한 노조집행부의 지침에 반발, 12일까지 운송 요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부산〓최재호기자

부산항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화주와 운송업체가 대형사 20여개를 포함해 수 천 개에 이르고 있다. 현재 화주와 운송업체 대표로 나온 무역협회와 삼성전자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등 17개 기관의 대표성도 확실치 않다.

또 해양수산부가 협상 전결권이 없고 경유가와 통행료 인하 등 화물연대의 요구도 정부가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발 묶인 수출물량=국내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30%, 컨테이너 물동량의 82%를 차지하는 세계 3위의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은 이날까지 3일째 컨테이너가 야적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11일 현재 부두 내 야적장의 컨테이너 적재 비율을 나타내는 장치율은 부산항 감만부두가 평균 93%, 신감만부두는 81.7%. 한진부두도 80%를 넘어섰고 부산항 전체 물량의 절반을 처리하는 신선대부두와 자성대부두는 각각 74%와 60.5%로 평소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컨테이너 장치율의 적정선은 부두에 따라 60∼80%이기 때문에 이미 부산항 내 모든 부두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3일만 더 컨테이너가 쌓이면 항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다.

부두 운영사들은 하역작업이 중단되면 하루 1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보게 되며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외국 선사들이 일본과 대만 등 외국 항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부산항이 주변 항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부산항이 마비되면 국내 수출입 물량의 30%가 발이 묶여 전자 화학 타이어 제지 섬유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수출업체들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계약위반 등으로 피해를 볼 전망이다.

▽산업계 피해=전자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수출업체들은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제품들의 상당량을 부산으로 운송, 수출하고 있는데 부산항이 마비됨에 따라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수출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10일 하루 동안 1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는 창원공장과 구미공장의 수출 물량을 부산 또는 마산항으로 수송하고 있다. 10일 수출 물량은 공장에서 부산항으로 떠났으나 배에 선적됐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회사측이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충남 금산, 대전 등 2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제품 대부분을 부산항으로 옮겨 수출하고 있으나 부산항 반출입 물량이 평소의 10∼20%에 불과한 실정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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