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 심상치 않다…변동폭 크게 늘어

  • 입력 2003년 3월 19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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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북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임박 등 대외요인 탓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이상 급등락을 되풀이하면서 장기적으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면 산업생산, 물가, 국제수지 등에 차질이 빚어진다. 이에 따라 환율이 안정되거나 환 리스크(위험)를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커지는 환율 변동폭, 심상찮다〓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과 하루 중 변동폭은 각각 평균 7.5원과 11원으로 지난달의 5원과 6.1원에 비해 확대됐다.

전날 대비 변동폭(오늘 종가-어제 종가)은 작년 4·4분기 중4.4원에서 올해 1월 2.5원으로 줄었다가 2월부터 급증하고 있다. 하루 중 변동폭(하루 중 최고가-최저가)도 1월 4.7원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작년 연평균 달러당 1180원대에서 3월 들어 달러당 1250원대로 70원이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의 불안한 상승세는 북한 핵문제에 따른 리스크와 SK글로벌의 회계부정사건으로 시장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최근까지 비거주자(해외투자자)의 달러 순매입 규모는 10억달러로 지난해 4·4분기의 2억9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2월 이후 최근까지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도 순유출 규모가 10억1000만달러나 됐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월중 2억8000만달러 순유입에서 2월중 7억4000만달러 순유출, 3월1일부터 13일까지 2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환율변동성은 태국 바트화(0.24%), 대만 달러화(0.14%), 싱가포르 달러화(0.21%)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환율 위험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86.8%, 중소기업의 67.8%가 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선물환 등 외환 리스크 분산(헤지) 거래는 46%에 불과하고 수출입대금과 외화자금 결제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앞당기는 단순한 방법이 54%였다. 대기업 환 리스크 전담인원은 평균 1.7명이고 중소기업은 0.8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01년에 국내기업의 외환 리스크 손실은 2조42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환율 급변동이 지속되면 환율 리스크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외환거래규모가 큰 기업은 외환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을 갖추어야 하고 중소기업은 거래은행 또는 전문 외환 리스크 컨설팅업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도 환율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을 보일 때는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재욱 한은 부총재보는 “환율 변동은 수출입물량과 가격을 통해 소비와 투자, 생산, 물가, 국제수지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큰 상황에서 환 리스크 분산에 적극 나설 시기”라고 강조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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