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물건 버리기 아까울땐 "벼룩시장에 내놓아 보세요"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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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꽤 추운 겨울에도 토요일마다 열리는 서울 ‘서초구청 벼룩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 주부가 장갑, 신발 등 중고용품 가격을 알아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날씨가 꽤 추운 겨울에도 토요일마다 열리는 서울 ‘서초구청 벼룩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 주부가 장갑, 신발 등 중고용품 가격을 알아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주부 양문영씨(31)는 ‘신세대 알뜰 주부’로 통한다. 문화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신세대’인데다 벼룩시장에 중고물품을 내다 파는 ‘알뜰파’이기 때문이다. 양씨는 돌아오는 토요일인 15일을 잔뜩 벼르고 있다. 그날 서울 서초구 서초구청 마당에서 ‘서초 벼룩시장’이 열리고 양씨는 유행이 지난 겨울 의류를 내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집안 대청소를 하다 보면 버리기에는 아깝지만 쓸모없는 물건이 꽤 나온다. 선물로 받았으나 잘 사용하지 않는 향수, 버리기에는 아까운 유명 브랜드 청바지, 쓸모가 없어진 변압기, 아이들 장난감…. 이런 물품들을 벼룩시장에서 팔아보자.》

▽먼저 부끄러움부터 떨쳐내고〓유럽에서는 19세기 말부터 벼룩시장이 성행해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풍경.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품을 직접 파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도저히 혼자 팔 자신이 없어 친구 2명과 같이 갔죠.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쓰레기통으로 갈 물건들이 새 주인을 만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1번 이상 벼룩시장을 찾는 양씨의 말이다.

▽깨끗하게 물건을 손질한 후〓벼룩시장에는 어떤 물건이든 내다 팔 수 있다. 가격도 자신이 직접 정한다.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더 낮추면 된다.

벼룩시장은 꼭 난장판 같기 때문에 자신의 물품을 돋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의류는 깨끗이 빠는 게 필수. 나머지 용품은 먼지를 떨어내고 한번 광을 내주는 게 좋다. 여름에는 깔고 앉을 방석과 양산, 겨울에는 따뜻한 보온병과 컵라면 정도를 준비하면 편하다.

▽벼룩시장으로 출발〓중고용품을 살 수 있는 매장은 꽤 있는 반면 정작 팔 수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청 광장, 중구 국립의료원 옆 훈련원공원, 홍익대 정문 앞 공터 3곳을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각 구청에서 간헐적으로 벼룩시장을 열기도 한다.

서초 벼룩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반∼오후 3시까지 서초구청 광장과 옆 이면도로에서 열린다. 이곳은 지방에서 상인들이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 주요 품목은 중고의류, 신발, 소형 가전제품 등으로 가격은 500∼2000원이 일반적이다. 당일 아침 추첨을 통해 공간 배정을 받는다. 하지만 좌석이 520석 규모로 여유가 많아 대부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문의는 서초구청 가정복지과(02-570-6490).

중구 국립의료원 옆 훈련원공원에서도 벼룩시장이 열린다. 매월 1, 3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렸으나, 지난해부터 자율적으로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바뀌었다. 비가 오거나 날이 추우면 장이 서지 않을 때도 있다.

1999년 10월 훈련원공원을 지은 쌍용건설이 젊은이들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 행사로 벼룩시장을 개설했다가 호응이 좋아 정례화했다. 당시 물건을 팔 수 있는 사람을 16∼23세로 제한했기 때문에 ‘N세대 벼룩시장’으로도 불린다. 문의는 쌍용건설(02-3433-7115).

홍익대 앞 공터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에 프리마켓이 열린다. 지난해 6월 처음 생겼을 때는 격주로 운영됐지만 반응이 좋아 지난해 가을부터 매주 토요일 열린다. 이곳은 대학가 분위기를 살려 중고용품보다는 개인이 만든 작품을 주로 거래한다. 미술대 학생이나 디자인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창작활동 동기를 부여하자는 취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설로 운영되기 때문에 5000원 정도 참가비를 내야 하고, 사전에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문의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cafe.daum.net/artmarket)를 통해 할 수 있다.

직접 물건을 팔 수 있는 벼룩시장
서초구청N세대홍익대앞 프리마켓
위치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8번 출구 앞 서초구청서울 중구 국립의료원 옆 훈련원공원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정문 앞 공터
시간매주 토요일
오전 8시반∼오후3시
매월 1, 3주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매주 토요일 오후1∼7시
특징·규모가장 큼
·추첨을 통해 자리 배정
·중고의류, 신발, 소형 가전제품 위주
·10, 20대 물품이 많음
·비가 오거나 추우면 장이 서지 않음
·창작 작품 많음
·참가비 5000원 정도
·비가 오거나 겨울에는 장이 서지 않음
문의서초구청 가정복지과
02-570-6490
쌍용건설 02-3433-7115인터넷 홈페이지(cafe.daum.net/artmarket)
자료:각 업체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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