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이렇지요]금액은 연금저축, 보장은 연금보험이 유리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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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위해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994년 6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개인연금제도는 2001년 은행 보험 투신사 등 금융기관을 넘나들며 계약을 옮길 수 있는 연금저축(신개인연금) 제도로 개선됐다.

연금저축과 별도로 보험사들은 미래 위험에 대한 보장까지 해주는 연금보험 상품도 팔고 있다.

연금 가입자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는 20∼30년 뒤 받게 될 돈을 현재 느끼는 돈의 가치와 혼동한다는 것이다.

연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돈의 현재 가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 금리를 연 10%로 가정한다면 지금 100만원의 가치는 1년 뒤 110만원(원금 100만원+이자 10만원)과 같다. 이때 1년 뒤 110만원의 현재 가치는 100만원이라고 말한다.

35세 남자가 60세가 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씩 불입하고 60세가 되면 10년 동안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삼성생명 연금보험에 가입했다고 하자.

보험사들은 시장실세금리와 자산운용실적 등을 감안해 매월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발표한다. 삼성생명의 3월 공시이율은 5.4%.

삼성생명의 3월 공시이율 5.4%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35세 가입자는 60세가 되는 해부터 10년 동안 매년 1402만원씩 총 1억402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언뜻 보면 큰 돈 같지만 현재가치(금리를 연 5%로 가정)로 환산하면 3356만원에 불과하다. 25년 동안 매월 20만원씩 내고 10년 동안 매월 28만원 정도를 연금으로 받는 셈이다.

똑같은 조건으로 은행의 연금저축 상품에 가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은행은 연금저축 운용실적을 토대로 보험사 공시이율에 해당하는 예정배당률을 매일 발표한다. 우리은행의 10일 현재 예정배당률은 연 5.59%. 25년 동안 매월 20만원씩 불입하고 60세가 되면 10년 동안 매년 평균 1705만원씩 1억7050만원 정도를 받는다. 삼성생명 연금보험보다 3000만원이 많다.

삼성생명 연금보험과 우리은행 연금저축의 연금액이 차이가 나는 것은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미래위험에 대한 보장 기능이 있기 때문.

삼성생명 연금보험은 60세가 되기 전에 가입자가 재해로 사망하면 그때까지 공시이율을 적용한 적립액에 1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질병 등으로 사망해도 500만원을 추가로 준다.

따라서 미래위험에 대한 보장을 원하면 연금보험에, 보장 없이 연금액을 많이 받고자 하면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공시이율이나 예정배당률은 수시로 달라지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자산운용능력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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