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석달새 반토막 … 증시 '먹구름'

  • 입력 2003년 2월 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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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D램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오전 11시반 현재 256메가 DDR D램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0.47% 하락한 4.1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가격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독일 인피니온 등 대부분 기업의 반도체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 전문가들은 이달이 반도체업계의 최대 비수기여서 당분간 D램 가격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증시도 오름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급락하는 반도체〓DDR D램 가격은 지난달 5달러 선이 무너진 뒤 한달 만에 4달러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10월 8.88달러였던 가격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셈.

인피니온의 반도체 제조단가가 6달러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은 대부분 업체의 생산원가에도 못 미친다. 생산원가가 4달러 중반인 삼성전자 정도만 유일하게 지금 가격으로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하락 이유 및 전망〓D램 반도체 가격 하락은 아시아 지역의 ‘큰손’ 중개상들이 설 연휴 전 확보해놓은 재고를 최근 대량으로 방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말부터 마이크론, 하이닉스반도체, 인피니온, 난야 등 주요 D램 업체들이 D램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도 작용했다.

문제는 가격 하락 추세가 단기간에 뒤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 2월은 D램 반도체의 최대 비수기인 탓이다. 자칫하면 이달 안에 4달러 선마저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가격 하락폭이 워낙 커 이에 대한 반발로 짧은 가격 반등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하락 추세가 완전히 오름세로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D램 반도체 가격 안정은 한국 증시 안정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증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D램 가격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 D램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시설투자를 줄이면 수많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도 줄줄이 나빠진다.

지금처럼 D램 반도체 가격이 불안정하다면 삼성전자의 30만원 선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종합주가지수 600선 안착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반도체 D램 가격의 추세가 바뀌어야만 증시도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D램 가격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지금 한국 증시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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