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코리아 성공비결은 '맨투맨 마케팅'

  • 입력 2003년 1월 2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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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 목소리를 듣는 웰라 드림팀. 왼쪽부터 색상 전문가 윤민수, 미용사 임단오, 미용사 임원, 경력이 가장 오래된 주성심씨, 헤어 모델 김자영씨.사진제공 웰라코리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 목소리를 듣는 웰라 드림팀. 왼쪽부터 색상 전문가 윤민수, 미용사 임단오, 미용사 임원, 경력이 가장 오래된 주성심씨, 헤어 모델 김자영씨.사진제공 웰라코리아
주한 외국계 기업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계 기업. 그들 틈새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한 독일 회사가 있다.

1979년 한국의 라미화장품과 기술제휴를 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염색제 회사 ‘웰라코리아’. 1986년 한국에 합작회사 ‘명미화장품’을 세운 첫해부터 흑자를 내더니 이후 한국 염색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비결은 뭘까.

▽한국 현지법인은 동반자 관계〓독일에 본사를 둔 웰라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먼저 지한(知韓)파로 불릴 만큼 한국을 잘 아는 데트레프 놀덴(Detlef Nolden·49)을 한국지사 대표이사로 1986년 보냈다.

놀덴 사장의 부인은 한국인. 독일 보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3년간 한국학을 공부할 때 부인을 만났다.

한국에 온 후 그의 한국 사랑은 더 커져갔다. 먼저 노태덕(盧太德)이라는 한국인 이름을 만들었다. 서울대에서 한국학 석사과정도 마쳤다. 웬만한 한국속담은 다 이해하고 뽕짝과 창(唱)을 부를 정도로 한국어가 능통해졌다.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따르게 됐다. 독일인이지만 한국 사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게 직원들의 생각.

웰라는 또 본사 기술을 100% 한국 공장에 이전해줬다. 염색회사에 있어서 염색약 색상을 섞는 공식은 1급 비밀. 대부분 본사 직원이 직접 해외 지사로 내려가 작업처리를 해주는 방식으로 비밀을 유지한다.

하지만 웰라는 매번 새 염색약품이 개발될 때마다 한국 담당자에게 공식을 가르쳐줬다. 직원들은 본사의 지시를 받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본사와 대등한 파트너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마케팅〓화장품은 고객과 ‘1 대 1 맞춤’ 성격이 강해 방문판매가 활성화돼 있다. 반면 염색약품은 공산품처럼 인식돼 주로 화장품가게나 슈퍼마켓, 약국 등에서 팔린다.

웰라코리아는 염색약 시장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선보였다. 1995년 ‘웰라 드림팀’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에게 염색약 이용방법과 제품설명을 한 것.

염모제 강사, 색상 전문가, 미용사 등 5명으로 구성된 드림팀의 임무는 웰라 제품의 홍보와 고객 취향 파악. 전국 백화점 문화센터, 여자 고교, 할인점 등을 돌아다니며 모발 상담을 해주고 웰라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드림팀의 중요한 업무.

드림팀이 모은 정보는 제품 개발에도 활용된다. 지난해 10월 ‘웰라 칼라 엑스트라케어’가 나오기 전에 드림팀은 전국을 돌며 시장 반응을 조사했다. 20가지 색상 가운데 최종적으로 드림팀이 선택한 컬러는 12가지. 시장 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AC닐슨’에 따르면 염색약품 가운데 웰라 칼라 엑스트라케어가 역대 2번째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미용사를 상대로 교육을 하는 것도 웰라코리아만의 특징.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웰라 스튜디오’를 만들어 미용사에게 무료 및 유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교육받은 미용사들이 웰라 제품을 고객에게 이야기하게 되자, 간접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웰라코리아 약사
1979년 한국 라미화장품과 기술도입 계약 체결
1986년 현지 법인인 명미화장품 설립(웰라와 라미화장품이 50대 50으로 지분 출자)
1992년 경기 안산시에 생산공장 설립
1998년 웰라코리아로 회사명 변경
2002년 웰라 칼러 엑스트라케어 선보임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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