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항공-해운업계 '高유가 주름살'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02분


코멘트
국제 기름값이 치솟아 한국 경제에 주름살이 늘고 있다. 원유가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떠넘겨져 물가가 오르는 것은 물론 석유 관련 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업종들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한달 이상 배럴당 3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은 물론 나프타 및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나프타 및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은 플라스틱 제품을 원료로 한 제품의 원가를 높이는 등 연쇄효과를 미친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 현지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32.14달러로 지난주 말에 비해 0.33달러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30.21달러로 0.19달러 상승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0.25달러 떨어진 26.90달러에 거래됐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의 값도 함께 올라 나프타의 14일 가격은 t당 292달러로 지난해 12월 평균인 279달러에 비해 5%가량 올랐다. 지난해 1월 평균인 t당 181달러에 비하면 무려 60% 이상 올랐다.

나프타 가격이 오름에 따라 나프타를 원료로 만드는 기초 유화제품과 합성수지의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최근 1주일에 15∼60%까지 뛰었다.

유화 합성수지 업체들은 나프타를 자체 생산하는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정유업체들은 올해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 제품의 가격을 ℓ당 20원가량씩 일제히 올린 데 이어 현재와 같은 고유가가 계속되면 추가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가에 민감한 항공, 해운업계는 미국-이라크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할 것에 대비해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항공업계는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올라가면 연간 300억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해운업계는 화물운임에 유가 상승에 따른 할증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