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저축 깨지 마세요”

  • 입력 2002년 11월 6일 18시 05분


증시 부양을 위해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 장기증권저축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깰까말까’ 하는 가입자들의 저울질이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고 장기증권저축의 절세 혜택이 큰 만큼 당분간은 환매를 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갈 것을 권한다.

▽수익률과 환매 수준〓10월 22일부터 차례차례 만기를 맞은 장기증권저축 가입자들은 대부분 만기연장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국펀드평가는 “지난달 말부터 5일까지 환매가능한 간접투자분 1100억원 중 환매 금액은 78억원(환매율 7%)에 그쳤다”고 밝혔다.

장기증권저축 펀드의 수익률도 주가상승률 정도는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해 초 이후 장기증권저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0.19%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과 엇비슷했다. 펀드 유형별로는 안정형(3.58%)과 성장형(0.92%)의 실적이 좋은 편이었고 인덱스형(-3.58%)과 헤지형(-0.84%)은 원금을 까먹었다. 투신업계에 따르면 작년 10월에 가입한 투자자는 평균 15%, 11월 가입자는 2% 가량의 수익률을 냈으나 그 뒤 가입한 투자자는 대부분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일단 유지하고 장세를 보라〓한국투신증권 금융상품연구소 권오경 이사는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뾰족한 투자대안이 없고 주가가 더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가급적 해약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장기증권저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미 작년 말에 5.5%의 세금공제를 받았다. 게다가 가입 후 1년이 지난 올해 연말정산 때는 가입금액의 7.7%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는다. 여기에 소득세 비과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계산. 물론 원리금이 크게 축나지 않으면서 2년 이상 가입한다는 조건이 충족될 경우의 얘기다. 거꾸로 말하면 환매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

다만 투자방식이나 펀드 유형에 따라 투자전략을 달리 짜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한투신증권 고석만 상품관리팀장은 “직접투자 방식으로 원본을 크게 잃은 투자자들은 해약하고 간접투자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시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정형 펀드에 가입했으나 앞으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환매를 하고 직접투자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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