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올 건조실적 사상최대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9시 01분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조선업계 수주 실적은 모두 394만CGT.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조선업계의 표정은 밝다. 최근 몇 년간 박차를 가해 온 첨단 공법이 잇따라 꽃을 피우면서 사상 최대 건조 실적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건조 실적은 529만4000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올말까지는 사상 최대인 700만CGT가 전망된다.

한정된 독(dock)에서 되도록 많은 선박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향후 수주 실적과도 밀접하다. 특히 앞으로 고부가가치를 낳는 해양설비 및 LNG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4사는 각자 독특한 기술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표 브랜드는 ‘슈퍼 리프트(Super Lift)’. 초대형 선박 및 해상 구조물을 육상에서 제작, 조립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로 장기간 독을 차지하거나 위험한 해상 작업을 해야하는 부담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한편 독 규모에 관계없이 초대형 설비를 제작할 수 있어 떠오르는 해양석유시추설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98년부터 업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차 조립라인 생산방식의 ‘택트(TACT) 시스템’ 덕분에 올해 1000억원의 원가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택트 시스템은 작업자가 공정 팀별로 움직이며 필요한 작업을 수행, 공정간의 낭비 요소를 없애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은 또 2004년까지 모든 공정을 가상 공간에서 자동 시뮬레이션 하는 ‘디지털 건조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과 더불어 초대형 블록을 제작, 탑재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단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공법 적용으로 아프라막스 탱커(10만t급)의 경우 블록 수를 84개에서 28개로 줄여 독 작업기간을 큰 폭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이밖에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해상에서 해야 할 각종 검사를 사전에 마치고 진수하는데 성공, 선박 건조기간을 무려 50여일이나 단축했다.

Compensated Gross Tonnage의 약자. 선종(船種)별로 부가가치를 나타내기 위해 선박 부피에 가중치를 곱한 수치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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