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29개 항만폐쇄 수출 차질

  • 입력 2002년 10월 3일 17시 56분


미국 서부 연안 29개 항만 폐쇄사태가 더욱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선박회사와 수출업체의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현재 서부 연안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선박 7척이 3만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의 화물을 싣고 부두에 정박 중이지만 하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1척이 하역을 하지 못하면 하루 1만5000∼3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서부 연안 항만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연간 70만TEU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44만TEU를 처리하는 곳이어서 항만폐쇄가 계속되면 수출 차질이 우려된다.

미 언론은 지난해 3200억달러의 수출입 화물을 소화한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등 서부 주요 항구의 폐쇄에 따른 손실은 하루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산했다고 전했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지난달 28일부터 항만의 하역작업이 중단되면서 미주 노선 양대선사인 한진과 현대도 하역 및 선적작업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항만 폐쇄사태가 장기화하면 일부 선박은 캐나다나 멕시코 등으로 항구를 바꿔 선적 및 하역 작업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동차 전자제품 등은 하역항을 바꾸면 관세 부담과 새로운 항만계약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게 바꾸지 못한다.

더욱이 캐나다와 멕시코 항만의 부두 근로자들도 미국 서부항만노조(ILWU)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 항만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3일 조정중재위원회를 열어 80일간의 ‘냉각기간’ 선언 등 직권조정명령을 내리고 이에 불복하면 군 병력 등 대체인력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항만폐쇄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ILWU 소속 1만500명의 근로자들이 장기 태업을 벌이자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가 지난달 28일 무기한 직장 폐쇄를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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