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다국적 기업 CEO들이 말하는 한국의 장단점

  • 입력 2002년 5월 30일 17시 55분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주최 ‘세계 경제지도자 라운드 테이블’ 회의. 사진=신석교기자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주최 ‘세계 경제지도자 라운드 테이블’ 회의. 사진=신석교기자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잇따라 열린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제 월드컵’에서 각국 CEO들은 한국의 외국기업 투자환경을 칭찬하면서도 여러 문제점을 함께 지적했다. CEO들은 외국기업협회가 29일 주최한 ‘서울투자포럼’과 산업자원부가 30일 주최한 ‘세계 경제지도자 라운드테이블’ 등에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은 아시아의 중심 투자국’〓헬무트 판케 독일 BMW 회장은 “아시아는 대표적 성장지역이며 한국은 이 지역에서 직접투자에 의해 장기적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판케 회장은 “한국이 2000년 중국 홍콩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올리비에 바바루 프랑스 비벤디 워터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유치를 위한 한국정부의 개혁정책을 믿어 두 차례에 걸쳐 3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니콜라 푸니에 프랑스 라파즈 보럴 석고 아시아 사장은 “98년 1월 동부와 벽산으로부터 1억달러에 공장 2개를 인수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면서 “신속한 일 처리는 정부 기관 등의 적극적 지원으로 가능했으며 짧은 기간에 1억달러 이상의 복수 계약을 성공시킬 수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몇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 라즈와니 P&G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동북아 중심지라는 지리적 위치 △높은 경제성장률 △왕성한 국내소비 △강한 근로의욕 △개혁지향의 정부와 정치적 안정 등 투자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나라”라고 평가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로버트 리처드 S&P 전무는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경제운용 덕분에외환위기가 극복됐다”면서도 “한국은 개혁의 중간 단계에 와 있으므로 차기 정부는 일부 국책은행을 포함한 정부자산을 계속 매각하고 추가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정책 및 규제의 중심이 정부의 임의적 판단에 근거하기보다는 투명해져야 한국이 아시아 경제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정보가 제때 공개돼야 한다는 것.

에릭 닐슨 스웨덴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사장은 “성숙한 노사환경,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부 규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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