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본-경영 분리’ 지주회사 잇따라

  • 입력 2002년 5월 27일 17시 29분


국내 경제계에 지주(持株)회사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지분이 늘고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현재의 지배구조 대신에 지주회사제 도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지주회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기업은 LG그룹.

LG는 지난해 4월 화학부문 지주회사인 LGCI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 4월 전자부문의 지주회사인 LGEI를 출범시켰다.

LG는 두 개의 지주회사를 LG홀딩스(가칭)라는 그룹 지주회사로 통합하고 금융 계열사 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를 사업자회사로 거느린다는 계획이다.

SK엔론을 가스부문 지주회사로 전환한 SK그룹도 SK㈜를 장기적으로 지주회사로 바꾼다는 계획. 에너지화학사업군을 SK㈜ 아래 두고 정보통신사업군을 SK텔레콤의 사업자회사로 두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중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월 설립한 ㈜동부를 그룹 지주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세부 방향을 검토중이다.

코오롱그룹도 지난해말 코오롱상사에서 분할된 코오롱CI를 유통서비스 부문의 지주회사로 전환키로 하고 지분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제약업계에서는 녹십자가 13개 사업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식품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지주회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삼성그룹도 지주회사에 대한 다각적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는 자본과 경영이 분리됨으로써 경영전문화를 높일 수 있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부채비율 100% 미만 △자회사 지분 50%(상장 법인은 30%)이상 소유 등 지주회사 설립요건이 까다로운데다 대주주가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를 지배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므로 지주회사가 새로운 기업지배구조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LG경제연구원 이승일 연구위원은 “지주회사는 사업자회사의 배당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주회사 대주주들이 자회사의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 때문에 지주회사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그룹이 도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주요 기업들의 지주회사 추진 현황
기업명내용
LG그룹화학부문 및 전자부문 지주회사 설립. 내년중 LG홀딩스(가칭)로 통합.
SK그룹SK㈜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사업군 재편할 계획. SK엔론을 가스부문 지주회사로 전환.
동부그룹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될 ㈜동부 설립.
코오롱그룹코오롱상사에서 분할된 코오롱CI를 유통 서비스 부문의 지주회사로 전환.
녹십자지주회사인 ㈜녹십자와 13개 사업자회사로 조직재편.
풀무원외부 컨설팅을 거쳐 6월말까지 지주회사 방향 확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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