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JAPAN]일제 車가 몰려온다

  • 입력 2002년 4월 24일 15시 03분


일본 자동차가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자동차가 ‘렉서스’를 앞세워 단숨에 수입차 시장의 강자(强者)로 부상한데 이어 다른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한국진출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상당수의 일본자동차회사들은 한국에 진출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의 자동차업체들과 지분관계를 맺고 있어 한국 시장 진출에 따른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년 만에 기반 닦은 렉서스〓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돌풍을 불러온 차는 ‘렉서스(LEXUS)’다.

렉서스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89년 미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처음 선보인 고급차 상표. 국내에선 지난해 1월 일본차 국내 진출 1호인 도요타가 ‘한국 토요타자동차’를 통해 판매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모두 1350대가 팔렸다. 올해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3월말 기준)이 18.2%까지 올라 메르세데스 벤츠(15.4%)를 제치고 BMW(29.5)에 이어 수입차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도요타가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한 것은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가 거론된 98년경. 당시 도요타는 96년부터 국내 딜러를 통해 ‘캄리’와 ‘아발론’을 국내에 수출하고 있었다.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되자 도요타는 준비작업을 거쳐 2000년 3월 한국토요타자동차를 설립하고 첫 일본산 자동차 국내 수출 차종으로 ‘렉서스’를 선택했던 것.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렉서스의 한국 판매 차종은 고급세단 LS430, 스포츠세단 GS300, 콤팩트세단 IS20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300 등과 지난 연말 내놓은 ES300 등이다.

렉서스가 첫선을 보인 지난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 원년(元年)으로 불리는 해다. 2000년 4414대였던 판매대수는 지난해 7747대로 75.5%나 증가했다.

렉서스의 지난해 판매대수인 841대는 당초 도요타가 목표로 했던 900대엔 다소 못 미쳤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시장점유율 10.8%을 단숨에 거머쥔 ‘성공적인 연착륙’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최근 나온 ES300은 올 1·4분기 297대가 판매돼 단일 차종으로 같은 기간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 올 9월엔 컨버터블인 SC430 등도 들여올 예정.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렉서스의 최대 장점으로 국내 고객이 주문하면 일본 규슈공장에서 아침에 출고돼 후쿠오카와 부산을 거쳐 다음날 오후 고객에게 전달되는 신속 인도시스템을 꼽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야스노 히데아키 사장은 “한 일관계의 큰 변수가 없다면 곧 한국인들은 일본차의 기술력과 정서에 친숙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 혼다등도 한국진출 타진〓2000년 계열사인 한국미쓰비시상사 명의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가입한 미쓰비시는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로부터 환경·규격기준 등을 인증받기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제로’를 국내에 들여왔다.

미쓰비시는 자사 지분 34%를 가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한국 판매망을 이용해 SUV ‘파제로’와 준중형 세단 ‘렌서’, 스포츠카 ‘이클립스’ 등을 들여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혼다모터코리아를 설립해 한국에서 대형 오토바이를 팔고 있는 혼다자동차는 승용차 시장에도 진출을 모색하면서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혼다는 미국에서 10년 간 승용차 판매 1,2위를 올린 ‘어코드’와 미니밴 ‘CRV’, 중대형 세단 ‘레전드’ 등을 한국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일본 후지중공업 산하의 쓰바루자동차도 GM의 한국 판매망을 통해 국내 진출을 검토중이다. 예상 진출 모델은 ‘포레스터’, ‘임프레자’, ‘레거시’ 등 3개 차종.

일부 일본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한국 진출 의사는 가지고 있으나 시기를 늦추고 있다.

마쓰다는 자사 지분 33.4%를 가진 포드의 한국판매지사 포드세일즈코리아가 있어 국내 진출을 고려했으나 자사 모델인 스포츠카 ‘미아타’와 대형차 ‘트리뷰트’ 등이 이미 한국에 진출한 포드와 차종 중복의 우려가 있어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르노자동차에 지분 36.8%가 넘어간 닛산도 르노삼성자동차가 손익분기점을 넘는 2004년 이후로 진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일본차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대형 세단 중심인 수입차 시장이 일본 중형 승용차들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daviskim@donga.com

최호원 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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