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JOB]“여성임금 남성의 63%”…KDI 보고서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30분


과거에 비해서는 차이가 많이 줄었지만 여성근로자의 임금은 여전히 남성 근로자 임금의 60%를 조금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별 임금격차의 원인 가운데 57%는 교육수준 근속연수 등 업무실적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단순한 성(性)차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이 15일 발표한 ‘성별 임금격차의 차이와 차별’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972년 남성 근로자 임금의 45.1%였던 여성 근로자 임금은 1999년 63.1% 수준까지 높아졌다.

보고서는 “80년대 말 이후 여성이 주로 취업하는 생산직의 인력난과 노조운동의 활성화에 따른 ‘하후상박(下厚上薄)식’ 임금인상으로 남녀간 임금격차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남성 근로자보다 크게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30∼34세에 정점에 이르는 반면 남성 근로자는 45∼49세에 임금이 정점에 도달했다가 하락한다”면서 “결혼과 출산 때문에 여성들이 30대 초반에 노동시장을 떠나기 때문에 근속과 경력에 의한 임금상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1999년 임금 수준을 10분위로 나눴을 때 남성 근로자의 38%가 고임금 계층인 8, 9, 10분위에 포함됐으나 여성 근로자는 전체의 10.9%만이 포함됐다. 반면 남성 근로자 가운데 18.6%가 저임금 계층인 1, 2, 3분위에 포함됐으나 여자근로자는 56.6%가 이 계층에 속했다.

보고서는 1999년을 기준으로 교육연수 근속연수 경력차이 등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적 자본의 차이’는 전체 임금격차의 원인 중 43%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57%는 단순한 남녀의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 직무배치나 승진상의 차별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유 연구위원은 “학력 경력 등의 차이에서 발생한 임금격차는 생산성과 연결된 ‘정당한 차이’로 볼 수 있으나 여성에게 불리한 제도나 관행에 의한 임금격차는 ‘차별’”이라면서 “채용과 초임에서의 남녀차별 금지, 여성근로자에 대한 훈련기회 확대 등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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