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현대그룹서 완전분리

  • 입력 2002년 2월 28일 00시 25분


현대중공업이 창사 30년만에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해 독립 기업으로 재출발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현대계열 분리를 승인했으며 곧 현대중공업에 정식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작년말을 목표로 계열분리를 추진해 왔지만 자본잠식 상태인 현대아산 지분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아 계열분리 일정을 늦춰왔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 이사회가 20일 계열분리의 장애요인이었던 현대아산의 비상장 지분 24.84% 가운데 9.89%를 현대 아산에 증여키로 결정함에 따라 분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기업이 계열분리를 인정받으려면 원래 소속됐던 기업집단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15% 미만만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5개 기업은 자산총액 10조8000억원의 새로운 그룹으로 출발하게 되며 두산(11조2000억원)에 이어 재계서열 17위(공기업 포함, 2001년 4월 기준)의 기업집단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계열분리를 계기로 현대 계열사와의 부실 고리가 끊어져 투명경영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영업에서 큰 폭의 이익을 내면서도 현대석유화학 고려산업개발 현대정유 등 현대 계열사로 이익이 유출돼 투자자들의 불신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5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계열분리를 위해 현대 계열사에 대한 투자지분을 처분하면서 4100억원의 손해를 입어 78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계열사들로부터 떠안아야 했던 부실을 계열분리로 완전히 털어냈다”며 “신용등급이 올라가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우증권 이종승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는 이미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에 주가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계열사로 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없어졌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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