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상승 랠리

  • 입력 2002년 1월 3일 16시 58분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값이 연초부터 크게 올라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현물가격 오름세와 함께 하이닉스반도체가 고정거래가격을 인상키로 결정해 반도체경기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

3일 오전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중 SD램은 2일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특히 128메가 SD램 최고가는 3달러선을 넘어섰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를 중개하는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8메가(16Mx8 133MHz) SD램은 2.65∼3.20달러(평균거래가 2.83달러)선에 거래됐고 최고거래가는 3달러를 넘었다.

3달러 의 의미는 크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력 선발업체의 제조원가 수준이 3달러이기 때문. 그동안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밑지던 장사를 하던 반도체업계의 채산성이 뚜렷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업체가 해외 PC업체에 납품하는 고정거래가격을 다시 올린 것도 반도체값 추가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새해부터 주요 고정거래선의 128메가 D램 공급가격을 30% 가량 올렸다. 삼성전자도 이번 주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올리는 데 합의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에 이미 두 차례나 고정거래가격을 10%∼20%씩 올려 이번 추가인상으로 D램 가격은 지난해 11월말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르게 됐다. 두 회사는 앞으로도 월간 또는 격주 단위로 추가인상을 시도할 계획이다.

반도체 D램 값이 이처럼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은 반도체업계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으로 D램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일본 도시바가 D램사업을 포기한데다 하이닉스도 D램 반도체 사업부문을 마이크론으로 넘기는 방향으로 협상가닥을 잡는 등 D램 공급물량조절이 가능해지게 된 점이 반도체 값 강세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윈도XP 판매와 함께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고성능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모리칩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오름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중국의 IT(정보기술)투자가 진전되면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호황기의 초기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해 박정훈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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