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금융도 지금 혁명중-4]축의금…공과금… 클릭클릭 "OK"

  • 입력 2001년 7월 1일 18시 59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방열씨(29)는 고향 친구가 부산에서 결혼하는데 갈 수 없게 됐다. 축의금을 전달해야겠는데 인편도 마땅하지 않다. 이때 한씨가 이용한 것은 e메일 송금. 친구의 e메일 주소로 결혼축하 인사말과 함께 3만원을 보냈다. 네오위즈가 운용하는 원클릭페이(www.oneclickpay.co.kr)는 6월12일부터 e메일 송금서비스를 하고 있다. 돈을 보내려는 상대방의 은행 계좌번호를 몰라도 메일 주소만 알면 온라인 상으로 송금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인터넷 뱅킹에 가입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현금을 보낼 수 있다. 계좌이체와 무통장입금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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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 활용 M커머스 유망"

춘천에 사는 황씨(41)는 자동차세를 내러 은행에 가지 않고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www.giro.or.kr)을 통해 지방세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송씨(31)씨도 ‘인터넷지로’를 통해 공과금을 낸다. 전기·전화요금이나 신용카드 할부대금 및 교통범칙금 청구서가 오면 은행 창구에 나가서 줄을 서지 않아도 마우스로 10∼30초면 처리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납부할 수 있는 지로는 무려 3만5000종이나 된다.6월부터 ‘지방세 인터넷 고지 및 납부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도입됐다. 지방자치단체로서도 징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이익. 현재 춘천과 제주에 서비스중이며 앞으로 전국 248개 지자체로 확대할 예정.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지방세 이외에도 신문대금, 보험료 등 각종 지로요금으로 넓어진다.

▼글 싣는 순서▼
1. 대출세일 시대
2. 쏟아지는 신상품
3. 신용 카드 서비스
4. 인터 넷 빌링
5. 인터 넷 뱅킹
6. 바뀌는 투자열풍
7. 바뀌는 보험시장 판도
8. 프라이빗 뱅킹 확산
9. 투자은행업 등장
10. 글로벌체제 편입

온라인상에서 돈을 보내고 결제하는 인터넷 빌링(Billing)이 확산되고 있다. 약어로는 EBPP(Electronic Bill Presentation and Payment)로 통한다. 한국전력이나 한국통신·SK텔레콤등 전기료나 통신요금을 받아야 하는 기업은 청구서를 e메일로 보내고 고객은 인터넷에서 돈을 낸다. 현금이나 신용카드와는 다른 형태의 ‘화폐’가 등장하고 있다.

핸드폰 속에 신용카드 정보가 들어간 IC칩을 넣어 신용카드로 이용하는 휴대폰카드도 곧 선보일 예정. 벤처기업인 하렉스는 적외선으로 휴대폰에 있는 신용카드 정보를 신용카드 판독단말기로 쏘아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술(IR·Infra Red)을 개발해 오는 4·4분기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구매대금은 다음달 휴대폰 사용료와 함께 청구된다.

그러나 EBPP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한전 통신회사등 고지서를 발급하는 곳과 은행등 금융기관이 각각 EBPP 사업을 추진하고 중복투자로 인한 비용낭비가 문제. 주택은행 윤재관 경영전략팀장은 “미국에서는 25개 은행과 마이크로소프트 및 IBM등 3개 기관이 EBPP사업을 추진하다가 99년9월에 1개로 통합됐다”며 “한국에서는 현재 6개 이상의 사업주체가 있어 중복투자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고객정보를 내놓지 않으려는 ‘이기주의’도 문제. 비자코리아 정도영 이사는 “EBPP가 성공하려면 전기요금 통신요금 신용카드대금등을 한곳에 모아야 하나 관련 회사들이 고객데이타 제공을 꺼리고 있어 사업추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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