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반기 본격 회복"-진념 부총리 관측

  • 입력 2001년 5월 25일 19시 01분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5일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는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가 하반기에 잠재성장률 수준인 5∼6%, 연간으로는 4∼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부총리는 이날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아직 우리 경제가 본격 회복되기 시작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최근 대내외적으로 희망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회복을 위해 설비투자와 수출 촉진에 힘을 쏟고 일부 부실기업 처리 등 현안을 빨리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1∼5월 경제동향 △세수전망 △건강보험 재정추계 △재정건전화법 내용 등을 감안해 추경을 짤지 여부와 규모 등을 6월말에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낙관론으로 조심스럽게 선회〓재경부는 ‘경제의 현주소’에 대해 의미 있는 인식변화를 보였다.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의 개선 조짐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의 급속한 경기둔화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것.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반복된 ‘대내외 여건의 불투명성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와 비교하면 꽤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뜻이다.

물론 진 부총리가 밝힌 연간 4∼5%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목표치인 5∼6%보다는 낮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의 수정전망치 중 3%대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연간 4∼5%의 성장은 ‘선방(善防)’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진 부총리는 그동안 경기전망에 대해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23일 주한 외국대사관 부대사 등과의 모임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경기 호전론’을 공개거론한 데 이어 점차 ‘자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보 24일자 A8면 참조>

정부의 ‘경기 반전론’은 1·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는 높은 3.7%에 이르렀고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는 전망에 힘입은 바 크다. 또 생산과 소비 등 일부 실물지표의 호전 조짐과 ‘향후 심리지표’의 회복세 △주가 상승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 하락 등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 △4월 실업률 감소 등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그러나 곧 피부에 와닿을 만큼 경기가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진 부총리는 “하반기 경기회복 시점이 3·4분기가 될지 4·4분기로 늦춰질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6월말에 구체적 전망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핵심적 불안요인은 대외적으로 미국과 일본경제 등 해외변수, 대내적으로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꼽힌다.

재경부 박병원(朴炳元) 경제정책국장은 “미국경제가 3·4분기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고용악화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와 정보기술(IT)부문 회복의 지연 등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도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일본경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출범 후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황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권순활·박중현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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