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獨종합화학회사 바스프 '상하이 비전' 발표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30분


‘그룹내 아시아 지역의 매출 비중을 14%에서 10년내 20%까지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50∼60억 유로(6조∼7조 2000억원·유로는 유럽단일통화 단위로 약 1200원) 규모의 공장 신증설 등 투자를 크게 늘린다.’

독일의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인 바스프(BASF)의 동아시아본부는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바스프는 아시아의 화학제품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6% 가량 커져 전세계의 예상 연평균 성장률 3.4%보다 월등히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아시아가 세계 최대의 화학제품 시장이 될 것이어서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한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것.

에리히 빈클리 바스프 동아시아지역 담당 사장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중국의 화학제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는 만큼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내 투자 전략을 발표한 류종열(柳鍾烈) 한국바스프 회장은 또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의 매출 증가율이 높은 것 못지 않게 현지 공장의 생산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도 이 지역에 투자를 늘리는 데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24억 4000만 유로로 전년에 비해 48%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바스프 그룹 전체의 매출액 증가율 22%의 2배가 넘는다. 동아시아의 매출중 58%는 지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이같은 자체 생산액 비중도 전년의 52%보다 6% 포인트 늘었다.

한국내 매출 증가율은 50%로 중국의 57%보다 낮았지만 대만의 21%보다는 2배 이상 높았다. 매출중 자체 생산분의 증가율은 한국이 76%로 중국(38%), 대만(10%)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시장이자 생산기지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빈클리사장은 앞으로 10년간 동아시아에 대한 투자중 중국이 70∼80%, 한국이 20∼30%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바스프가 2005년까지 공장 건설을 마칠 주요 투자 계획은 △중국 난징(南京)에 26억 유로를 투자해 중국석유화학공사와 합작으로 연간 60만t의 에틸렌 공장 신증설 △상하이 동남쪽 카오싱(漕涇)에 10억 유로를 투자, 연간 16만t의 MDI(단열재 등의 중간원료)와 13만t의 TDI(완충재 등의 중간연료) △여수와 울산에 4억 유로 규모의 공장 증설 계획 등이다.

류회장은 “이번 ‘상하이 비전’의 발표는 전세계 40여개국에 공장을 갖고 170개국에서 8900여종의 화학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바스프의 생산 및 판매의 무게중심이 아시아쪽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