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운구 및 조문행렬

  • 입력 2001년 3월 22일 12시 10분


재계의 거목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에 대해 각계의 조문과 애도가 잇따랐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정 전회장의 빈소에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내 조의를 표했으며 전직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재계 인사들이 줄이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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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대측이 전국 90곳 이상에 설치한 분향소에는 현대 관계사 임직원들과 지역민들의 분향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운구▼

정 전회장의 시신은 22일 오전 가량비가 내리는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운구됐다.

현대 계열사 사장단 50여명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속속 청운동 자택에 도착해 분향소 앞 정원에서 검은색 양복과 검은색 넥타이에 하얀 장갑을 착용한 채 도열, 시신이 오기를 기다렸다.

시신이 실린 흰색 앰뷸런스가 오전 7시 5분께 분향소 앞 정원에 도착했으며 뒤따라 버스를 타고 온 몽구, 몽근, 몽헌, 몽준, 몽윤, 몽일씨 등 유족 30여명은 앰뷸런스 주변에 둘러섰다.

정 전회장의 시신은 하얀 천으로 덮인채 앰뷸런스 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냈고 직원 7명에 의해 서서히 분향소로 옮겨졌으며 그뒤로 몽구씨 등 유족과 사장단이 뒤따랐다.

분향소는 청운동 자택 거실에 설치됐으며 이곳에 도착한 정 전회장의 시신은 분향대 뒤편의 특수제작된 유리관에 안치됐다.

정 전회장의 커다란 영정은 국화꽃 수백송이에 둘러싸여 있으며 영정 앞에는 각종 훈장 및 표창이 진열됐다.

분향소에는 커튼이 쳐졌으며 가족들만 남아 장례 등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분향소 앞 정원에는 모두 4개의 대형 천막이 설치됐다.

▼조문·애도 물결▼

김대통령은 한 비서실장을 보내 조의를 표했으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씨 등 전직 대통령들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한데 이어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 전대통령은 정 전회장에 대해 "경제에 큰 족적을 남겼고, 특히 서울올림픽 유치에 큰 역할을 하는 등 공훈이 많았던 분이었는데 정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지난 92년 대선이후 관계가 악화됐던 김 전대통령도 이날 오전 조화를 보낸데 이어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과 함께 빈소를 방문, 조의를 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날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시했으며, 금명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여야는 정 전회장이 생전에 한국경제와 남북관계 발전에 남긴 족적을 기리며 애도를 표했다.

특히 지도부 등 여야 정치인들은 이날 낮부터 빈소가 차려진 서울 청운동 자택을 직접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회의에 앞서 최고위원들과 만나 고인의 업적을 회고하며 애도하고 오후 청와대 주례보고를 마친 뒤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빈소를 방문,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이날 오전 조화를 보낸데 이어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 등 당직자들과 함께 빈소를 방문, 애도를 표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도 이날 오후 당직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할 계획이다.

김 명예총재는 "이 나라의 거성이 하나 떨어졌다"면서 "그는 조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발전의 신화를 창출한 분이며 우리 역사에 길이 기록될 분"이라고 애도했다.

현대 관계사는 정 전회장에 대한 분향소를 전국 90개소 이상에 설치키로 했다.

분향소는 전국 도별로 1개 이상씩, 해외에 있는 모든 사업장에 설치한다는 원칙아래 현대 관계사 본사와 모든 사업장, 지역사업실, 연구소 등지에 이날중 마련된다.

서울지역에는 계동사옥과 현대.기아차 양재동사옥 등 15개소, 경기지역에 기아차 소하리공장과 인천제철 등 7개소, 경남지역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차 공장 등 10개소 등 국내에 51개소에 달하고 해외에도 40개소 가량이다.

현대 관계사는 또 이날 아침 사옥마다 조기를 내걸고 모든 직원들이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달아 창업자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오전 이명박 전 의원과 이수성 전 총리가 빈소를 찾아 분향했으며 이번 장례식에서 호상(護喪) 역할을 맡은 유창순 전경련 고문도 빈소를 다녀갔다.

이상주 정신문화연구원장,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계열사 임원 등도 잇따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으며 김덕룡 전 의원은 고교 동문인 정몽구 회장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다 돌아갔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한동 총리의 화환만 배치됐다 나중에 조계종 총무원장의 화환이 추가됐을 뿐 나머지 화환은 리본만 떼어낸 뒤 따로 보관됐다.

요미우리(讀賣), 아사히(朝日)신문과 교도(共同) 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 한국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사망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앞서 정 전회장의 별세소식이 전해진 21일 밤 정치, 경제계 등 각계 인사들이 고인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현대그룹의 주력 회사들이 있는 울산에서도 시민 모두가 애도의 뜻을 보냈다.

<동아닷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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