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범 금융지주社 CEO, "40대 인물 찾습니다"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5분


정부는 3월 중 출범하는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국제감각을 갖춘 40대의 ‘새 얼굴’로 선임한다는 원칙을 결정했다.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는 30일 “금융지주회사의 CEO로 추진력, 리더십, 국제경험, 경영능력 등을 고루 갖춘 참신한 인물을 고르기로 했다”면서 “이 원칙에 대해 진념(陳稔) 경제부총리도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금융지주회사는 10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공적자금을 다루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야 하므로 외압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전제하고 “호리에 제일은행장처럼 외국인도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이 선임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한국인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회사는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 등과 하나로종금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환란 이후 3년 이상 끌고 온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회사다.

▽시장 잘 아는 젊은 ‘현장통’이 1순위〓진부총리는 기자들에게 “금융지주회사를 이끌 CEO는 ‘40대’가 좋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 다음으로 ‘국제감각’이다.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경영경험이 있다면 더욱 좋다는 것.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이 104조4000억원으로 세계 84위의 대형종합금융그룹. 세계 무대에서 마케팅을 하고 투자자홍보(IR)를 하기 위해서도 ‘국제적인 마인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금융지주회사를 성공작품으로 이끌기 위해선 CEO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재정경제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은행 종금, 나아가 보험이나 증권까지 서로 다른 식구들을 통솔하고 이끌기 위해선 강력한 추진력과 함께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는 것. 자회사를 지휘할 일종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 여기에다 금융현장 경험과 함께 기업을 경영한 경력이 있으면 점수가 더해진다.

▽어떤 인물이 거론되나〓한때 전직 장관들이 거론됐으나 최근 이들 가운데 적임자가 없는 것으로 거의 결론이 났다. 대학교수나 관변학자들도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CEO는 부총리가 간절히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서 구체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공식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경부 안팎에선 황영기(黃永基) 삼성투신운용 사장과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모두 금융시장에서 실무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황사장은 40대라는 나이에 근접하고 삼성그룹에서 구조조정과 금융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행장의 경우 증권시장에서 출발해 주택은행을 이끌면서 국민은행과의 통합과정에서 조직장악력을 인정받았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