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龍'株 살까 말까…한국 홍콩 투자의견은 '중립'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9시 02분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일컫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증시에 대해 사야 할 이유와 팔아야 할 이유를 꼭 집어 제시한다면?’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현재 주가가 연초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달초 겨우 반등을 모색하면서 침체를 벗어나는가 했더니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원인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의 국제 투자자금의 유출입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시장이 대통령선거 결과의 혼선과 나스닥증시의 급락으로 다시 불안해졌기 때문.

이런 와중에 드레스너 클라인워트 벤슨증권(DKB)은 18일자 보고서에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매수 및 매도의 5가지 근거를 국가별로 제시했다. 팔아야 할 이유 5가지엔 해당국 증시의 약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DKB증권은 결론적으로 △대만과 싱가포르에 대해선 비중확대(오버웨이트) △한국과 홍콩에 대해선 중립(뉴트럴)의 투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매수해야 할 5가지 이유는 △향후 원유가 하락 전망 △침체기(recession)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개별기업의 주가 △구조조정의 진행 △풍부한 유동성 △주가 급락과 이에 따른 바닥권 심리 형성 등.

반면 매도의 5가지 근거로는 △고유가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반도체 D램 가격의 폭락 △은행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 △2001년 원화가치 하락 우려 △시장 내 과도한 TMT(정보통신 기술주) 비중을 꼽았다. 취약한 산업구조와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근본적인 매도요인으로 꼽고 있는 셈.

▽나머지 국가는?〓싱가포르 증시에 대한 매수 근거가 가장 낙관적이다. 즉 정치적 안정과 견실한 기업지배구조, 구조개혁을 통한 기업 효율성 및 가치 향상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은 것. 홍콩은 다른 국가에 비해 기업의 이익구조가 안정적이면서 금리안정으로 통화리스크가 거의 없고 은행부문의 건전성에도 신뢰를 줄 만하다는 평가. 대만의 경우엔 낙폭 과대의 이점이 있는 가운데 은행의 리스크가 별로 없고 기업의 이익구조가 안정적인 점이 매수요인으로 제시됐다.

반면 주요 매도 근거로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모건스탠리지수(MSCI) 변경에 따른 비중축소와 함께 미국과 아시아 경제 둔화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등.

대만은 중국과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위크 포인트. 이외에도 원유가 상승문제, 대만달러의 약세 가능성 등 우리와 비슷한 취약점이 매도 근거로 제시됐다.

▽시사점은〓한국 등 아시아 4개국에 대한 주된 매수 근거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게 아닌데도 주가수준은 경기침체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낙폭 과대’의 개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돈이 풍부하게 풀렸다는 점이 분위기 전환(상승반전)시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유가에 절대적으로 취약한 산업구조라는 점, 경기 둔화로 통화가치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라는 메리트는 반감된다는 평가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