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信 상품 선택요령]펀드 편입 채권등급 꼭 확인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55분


현대투자신탁증권이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간접상품 투자자들의 투신권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투신권에 돈을 새로 맡기는 것은 고사하고 이미 맡긴 돈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빼내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신 구조조정은 부실에 관한 대책이므로 ‘뇌동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투신사별 부실 내용을 파악해 선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부실 원인에 따른 투신사 선택 기준을 알아본다.

▽자본 잠식〓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 현대투신 등 3투신이 해당된다. 원칙적으로 자본 잠식은 투신사가 운용하는 펀드와는 관계가 없다. 투신사를 고를 때 자본상태를 따져보아야 하지만 당장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전가되는 것은 아니다.

한투와 대투에는 이달안으로 공적자금 5조원이 지원될 예정이지만 자본잠식 규모가 1조2000억원에 이르는 현대투신은 아직 가시적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

▽연계콜 규모〓연계콜은 투신사가 고객들이 맡긴 펀드에서 빌린 자금으로 투신권 부실중에서는 가장 심각한 대목으로 꼽힌다. 연계콜은 고객 자산이 축났다는 뜻으로 일시에 환매가 들어오면 투신사가 내줄 돈이 모자라 투자자들에게 직접적 손실이 된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약속에 따라 3월말까지 3투신은 50%, 나머지 투신사는 100% 없애도록 했다. 현대투신은 연계콜 규모를 3조원으로 밝혔고 한투와 대투는 합쳐 4조여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부실채권 포함〓대우채권 편입으로 문제가 됐던 부분으로 펀드가 투자한 채권이 부실화되면서 발생된다. 또 주식형 펀드의 경우 보유 주식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이 생긴다. 두 경우 모두 원칙적으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한투와 대투는 최근 펀드 클린화를 선언했고 나머지 투신사들도 부실채권을 점차 정리하고 있다. 특히 한투는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외부 회계법인에 펀드 감사를 받기로 했다.

▽투자자들 요령〓자본 잠식 정도와 연계콜 규모는 금융당국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일반투자자들이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주주인 한투와 대투처럼 투신사의 주주구성이 믿을 만한지를 따져보는 것이 대안이 된다.

펀드를 고를 때 수익률을 우선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판매창구 직원에게 편입된 채권의 등급을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형 펀드도 30∼40%는 채권이 편입돼 있으므로 마찬가지 요령을 적용할 수 있다.투신업계에서는 한투와 대투 그리고 은행계열 투신운용사는 정부가 대주주이거나 증자를 통해 건전화돼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규모 투신운용사는 간판급 펀드매니저가 이직할 경우 펀드운용에 큰 타격을 받는 단점이 발생한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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