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 경영개선 '공염불'…매출-이익 목표 미달

  • 입력 1999년 11월 15일 18시 31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업체의 영업이익이 목표의 53%에 불과하며 경상적자폭이 오히려 확대되는 등 기업회생을 목적으로 한 워크아웃 플랜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권이 조만간 워크아웃 기업에 출자전환 등의 추가채무조정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자칫 워크아웃 기업 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 돼버려 금융 및 기업부문을 압박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의 부진한 성적표〓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기업개선 추진현황’에 따르면 6월말 이전에 채권은행단과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한 70개 업체의 상반기 매출액은 목표대비 90.1%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극도로 부진해 목표의 53.1%에 그쳤다.

특히 은행여신 2500억원 이상의 주채무계열 37개사의 영업이익은 목표의 37.9%에 불과했으며 적자는 확대돼 33개 중견대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목표를 약간 웃돌았으며 적자는 축소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의 영업이익이 목표에 크게 미달한 것은 진도 고합 강원산업 등 덩치가 큰 기업들이 적은 이익을 감수하고 매출을 늘리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라며 “초기 워크아웃 때 충분한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금융비용 부담이 줄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제일은행 최종욱(崔宗旭)워크아웃팀장은 “상반기에 집중되었던 자구노력이 최근 경기호전 등으로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돈 더 들어간다〓금융권이 현재 79개 워크아웃 업체의 회생을 위해 부담한 채무조정액은 출자전환 22조원을 포함해 34조9000억원.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1조2000억원의 대우 계열 채무조정을 합하면 금융권은 무려 66조원을 워크아웃 기업에 걸어놓고 있는 것.

한빛은행 워크아웃팀 관계자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채무조정이 없으면 일부 기업의 워크아웃을 끌고 갈 수 없으며 워크아웃에서 탈락시키면 채권단 손실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회생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업은 워크아웃에서 과감히 제외하도록 주관은행을 지도해나갈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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