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한국경제 재도약의 길]세계 5위권 부품기업 육성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21세기 신산업정책의 키워드는 부품산업 육성.’

선단식 기업(재벌)경영의 해체와 경쟁력 있는 전문기업 중심체제로 요약되는 ‘포스트 재벌’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산업정책으로 정부가 부품산업 육성을 들고 나왔다.

30여년간 우리 경제를 고속성장시킨 완제품 위주 성장정책이 90년대 중반부터 한계에 부닥쳤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기초 소재 및 부품산업이 매우 취약한 우리 경제는 수출이 늘어날수록 수입이 증가하는 ‘수입유발형 산업구조’가 굳어져 있다. 따라서 내실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같은 기형적 구조의 수술이 필수적이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전자 자동차 기계 화학 금속 등 5개 분야에서 세계 5위권의 부품 소재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이른바 ‘G5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부장관은 “세계시장의 여건이 완제품 중심의 경쟁체제에서 부품 소재 중심의 경쟁체제로 바뀌고 있다”면서 “부품 소재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최근의 ‘엔고(円高)’는 우리정부의 이같은 전략에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방한, 일본 부품업체의 한국 이전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호조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구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부품산업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돼있지 않은 열악한 현실에서 세계 5위권 기업의 육성은 지나친 장미빛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부품산업 보호장치가 거의 없어진 만큼 ‘글로벌 아웃소싱’ 등 변화된 상황에 맞는 육성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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