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금감위장 "大宇 계열사간 자금지원 차단"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그룹 계열사간의 자금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채권단 주도로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 계열사들은 그룹의 자금창구였던 ㈜대우나 대우증권을 거치지 않고 주채권은행에서 곧바로 자금지원을 받게돼 대우그룹의 해체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31일까지 워크아웃 대상 계열사의 자산 및 부채에 대한 실사에 착수하는 한편 대우증권 인수 문제도 이달중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과 제일은행 등 9개 은행장은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대우 워크아웃 후속조치에 합의했다.

▽지원은 계열사별로〓이위원장은 이날 “앞으로 12개 워크아웃 계열사와 이들의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은 그룹이 아닌 개별회사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대우의 자금배분 기능을 매개로 이뤄진 대우 계열사간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 계열사별 생존능력에 따라 자금지원을 차등화한다는 의미다. 12개 워크아웃 계열사는 다른 워크아웃 업체와 마찬가지로 그룹과 상관없이 영업성과와 회생전망 등에 따라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 출자전환 이자감면 등의 지원을 받아 독자생존을 모색하게 된다.

지금까지 대우측은 ㈜대우로 그룹 전체의 자금창구를 일원화해 각 계열사의 자금조달과 배분을 맡겨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실업체가 ‘대우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해 지원자금을 나눠갖는 관행이 가능했다는 게 채권단의 시각이다.

김영재(金暎才)금감위대변인은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이 책임지고 회생시키기로 한 ㈜대우와 대우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김회장의 지배력은 사실상 상실된 상태”라고 말했다.

▽협력업체 조기 지원〓계열사간 자금지원 차단의 첫 케이스는 채권은행들이 긴급결제용으로 지원키로 한 7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위원장은 “채권단이 외상수출어음 매입을 통해 지원하기로 한 7억달러를 즉시 집행해 협력업체의 미결제 진성어음 6400억원을 조속히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

대우 계열사들은 7억달러의 배분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고 이로 인해 자금집행이 지연되면서 협력업체들이 진성어음을 제때 할인받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심화돼왔다.

한편 채권단은 대우증권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대우증권 지분 16.83%를 정식 인수해 대표이사 교체와 제삼자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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