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맞는 「빅딜 2제」]반도체-전자

  • 입력 1999년 1월 24일 20시 10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협상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종업원의 강력한 반발로 각각 새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삼성과 대우간 빅딜은 이건희(이건희)삼성그룹회장과 김우중(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잇달아 청와대를 방문하면서 급류를 타는 분위기. LG반도체 직원의 고용보장 및 가격산정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반도체는 종업원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달말로 예정된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이 불투명해졌다.>>

▼삼성自-대우전자 「급류」

22,23일 하루 걸러 이뤄진 이건희(李健熙)삼성,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의 청와대 방문은 최근의 부산지역 ‘민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두 총수간 회동에선 관심의 초점인 SM5의 생산이 중단될 경우 이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놓고 심도있는 논의와 함께 청와대측의 깊은 우려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는 김대통령이 두 회장을 한꺼번에 만나지 않았던 만큼 무리한 중재보다 양 회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빅딜 조기타결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

양측은 지난해 12월7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삼성의 자동차부문과 대우의 전자부문을 맞바꾼다는 원칙에 합의한 이후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기업가치 평가방법, 맞교환 범위, 삼성승용차 SM5 계속생산 여부 등을 놓고 2개월 가까이 탐색전을 벌이는 동안 양사는 조업중단 등으로 영업손실과 함께 지역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등 파장이 극심했다. 이때문에 빅딜이 빠른 시일내 ‘윈―윈’게임으로 결말을 보기 위해선 금융지원 등 보상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대두되어 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M5 지속생산은 대우측에 큰 부담을 안겨주는 만큼 이를 보상할 방안을 금융권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양측 빅딜은 금융지원책이 구체화한 뒤 조만간 이뤄질 총수 회동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반도체는 갈수록 태산

당초 이달말까지 맺기로 했던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주식양수도 계약은 LG반도체 직원들의 거센 반발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반도체 비상대책위원회는 현대측에 제시한 5∼7년 고용보장 요구와 별도로 최근 회사측에 △지난해 상여금 반납분 전액 환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로금조로 60개월치 임금 지급 △우리사주 매매제한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LG반도체는 이에 대해 지난해 자진반납 형식으로 삭감했던 5백여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키로 약속했지만 우리사주 매매 허용 문제는 퇴직이 아니라 고용승계돼 타사로 전보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

이같은 회사측의 태도에 대해 비대위측은 23일 청주공장 등 일부 사업장에서 과장급 직원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며 항의 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LG반도체 생산라인은 직원들이 일요일 특근을 거부하면서 24일 조업이 완전히 중단됐다. 비대위측이 25일부터 일주일간 집단 휴가를 제출키로 결의함에 따라 당분간 조업 중단이 이어질 상황.

업계에선 LG반도체의 하루 조업중단으로 최소한 1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업원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LG반도체와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전자측은 “일단 LG반도체 내부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이어서 협상타결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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