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銀 행장후보 선출]「구조조정 사령탑」역할 관심

  • 입력 1998년 12월 18일 18시 49분


한빛은행 초대행장후보 인선작업이 진통을 거듭하던 끝에 한달만인 18일 마무리됐다.

김진만(金振晩)한미은행장은 송병순(宋炳循)전광주은행장을 비롯한 정부측 인선위원들의 추천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의 강력한 지원으로 행장후보에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행장의 ‘한빛호(號)’는 앞으로 두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된다.

첫째, 자산규모 약 1백1조원으로 국내 최대은행이며 국내 30대그룹중 절반인 15개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의 장으로서 은행 및 기업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임무다.

둘째는 외부인사로서 1백년 역사의 상업, 66년 역사의 한일 두 은행의 직원과 노조를 융합시켜야 하며 국내은행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관치금융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은행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가느냐 하는 과제다.

김행장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정부가 제시한 한빛은행장 자격요건은 개혁성 참신성 및 국제적인 금융감각 등이었으며 김행장은 이같은 요건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동안 한미은행을 우량은행으로 이끈 실적도 있고 국제감각도 고루 갖추고 있어 앞으로 정부―은행―기업 관계를 제대로 자리잡도록 할 것이란 평판도 듣고 있다.

또 두 은행측의 인선위원들이 제각각 은행장 후보로 추천한 배찬병(裴贊柄)상업은행장과 신동혁(申東爀)한일은행장대행이 배제돼 두 은행간 반발가능성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미은행은 경기은행 인수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내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행장이 자리를 바꾸게 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미은행에선 미셀리언 수석부행장이 승진해 첫 외국인 은행장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빛은행장 인선작업은 그 어느 인선작업보다 진통이 컸다. 상업 한일은행이 위촉한 인선위원들이 인선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자 대주주인 정부가 개입하게 됐다.

막상 본격적인 인선작업에 들어가서는 더 큰 갈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는 내부인사보다는 외부인사를 원했으나 두 은행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배행장은 대전고 출신, 신행장대행은 광주일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갈등은 자민련과 국민회의의 대립으로까지 번져가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한 은행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외부인사인 김행장이 행장후보로 선택됐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