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촉경쟁 『물불 안가린다』…노마진 무한경쟁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백화점등 유통업체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내거는 경품이나 사은품이 갈수록 고가화 고급화하고 있다.

아파트나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건 행사는 이미 일반화됐고 아예 거액의 현금을 돌려주는 경품행사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정유업계도 콘도회원권과 승용차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억대 경품이 다른 업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27일 시작된 백화점 연말세일에 대규모 사은품과 고가의 경품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 백화점 관계자조차 “세일기간중 사은품과 경품을 함께 얹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크레이지 세일”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자동차는 기본에 현금까지 경품으로〓연말 세일기간중 대부분의 백화점이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LG백화점은 마티즈 10대를 준비해 매일 한 명을 추첨해 마티즈를 증정한다. 미도파 뉴코아도 마티즈와 아토스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현금경품도 등장했다. 해태유통은 아시아경기에서 축구와 야구가 동반우승할 경우 1억5천만원의 현금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한신코아백화점 역시 동반우승시 아토스 10대와 함께 1억원을 경품으로 준다.

▼상품권에 냉장고까지 사은품〓롯데 현대 신세계 그랜드 등 대부분의 백화점이 최고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내놓았다.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내놓으면 그 금액만큼 추가로 가격할인을 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백화점으로서는 부담이지만 가정용품 생활용품 등이 더 이상 사은품으로서 매력이 없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밖으로 남고 안으로는 밑지고〓초유의 물량공세가 벌어진 지난주말 3일간 백화점 매출은 IMF이전보다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3백30억원(서울 6개점) △현대 1백70억원(서울 4개점) △신세계 1백50억원(서울 4개점) 등으로 지난해 정기세일 초반 3일간 매출보다 각각 30∼70% 늘었다. 그러나 판촉비용이 워낙 커 안으로는 밑지고 있다는 평가. 백화점들은 이번 연말세일에서 매출의 10%정도를 판촉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다. 롯데 1백억원 현대 60억원 신세계 40억원 등 어마어마한 액수가 이번 세일기간중 판촉비용으로 들어간다는 얘기.

백화점들은 판촉비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 해도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 판촉팀 김진혁부장은 “재고품만 안고 있는 협력업체를 살리고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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