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문제점]적자편성 불구 경제살리기 역부족

입력 1998-09-24 19:36수정 2009-09-2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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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확정한 내년 예산안은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쓸 데는 많고 국민의 주머니에서 당장 거둬들일 수 있는 조세수입엔 한계가 있어 결국 올해에 이어 2년째의 적자예산안이 됐다. 국채 즉 국민이 장래에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는 것.

▼경제 살리기 예산〓우선 금융기관을 살려야 기업이 살고 나라 경제가 산다는 정책판단에 따라 금융 구조조정의 성공을 위한 재정지원에 우선을 두었다.

또 경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량실업의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 실업자 보호 및 사회안전망 구축 예산을 크게 늘렸다.

그러다 보니 국방비 인건비 교육비 등이 칼질을 당했다.

그러나 문형표(文亨杓)KDI재정팀장은 “금융 구조조정과 실업대책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 구조조정 예산 7조7천억원은 금융권의 부실을 떨어내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부실을 재정이 좀 더 많이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실업대책 예산도 너무 안이하게 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산당국은 내년 실업자를 연평균 1백79만명으로 잡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부문 개혁 미흡〓예산당국은 중앙정부조직개편 출연연구기관정비 공기업경영혁신 등을 통해 모두 1조2천5백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 봉급은 총액기준으로 4.5% 줄이는데 그쳤다. 민간기업 임금이 20∼30%씩 줄어든 것에 비하면 공무원들의 고통분담 몫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들이다.

국방비도 창군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지만 인건비 삭감액 2천2백99억원을 감안하면 나머지 부분은 1천7백89억원이 늘어났다.

D그룹 계열사 사장은 “공무원 봉급을 최소한 30%이상 삭감해야 세금을 내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산청 관계자는 “국방비와 인건비를 좀 더 줄여야 했지만 당사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해 이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76개 공공기금과 22개 특별회계는 공공부문 개혁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특별회계의 내년도 예산규모는 64조8천억원. 공공기금 예산은 올해 61조원에 달했다. 기금과 특별회계의 총 예산규모는 대략 1백25조원을 넘어 일반회계 예산의 1.5배 이상이다.

부처들은 일반회계 예산의 삭감을 받아들이면서도 기금과 특별회계 삭감에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기금과 특별회계는 여전히 부처의 쌈짓돈으로 남게됐다.

예산청은 내년중 기금과 특별회계를 대폭 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재정적자 해소방안 불투명〓올해부터 시작된 재정적자는 최소한 2006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도 통합재정적자 규모는 무려 22조1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5%이고 일반회계예산 대비 27.4%에 달하는 규모다.

한번 발생한 재정적자는 단기간내에 줄이기 어렵다.

예산당국은 2001년부터 통합재정수지를 본격적으로 관리해 균형재정을 조기에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문형표 KDI재정팀장은 “재정적자 감축방안은 정부개혁밖에 없다”며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고 정부조직을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규사업 특정 지역 편중〓10대 신규사업중 지역개발성격을 지닌 사업이 충청도와 전라도에 편중됐다. 공동정권의 새로운 지역차별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킬 여지가 있다.

내년에 책정된 신규사업중 지역개발성격 사업은 △전남남부권 광역상수도 △충남중부권 광역상수도 △광양 3단계 공업용수도 △아산 3단계 공업용수도 △전주공항건설 등 5건이다.

예산청 관계자는 “그동안 낙후했던 지역에 대한 균형개발의 의미가 있다”면서 “전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금액으로는 여전히 영남권에 대한 투자가 많다”고 해명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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