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외채 240억달러 갚아야』

  • 입력 1998년 9월 17일 07시 26분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한국이 갚아야 할 외채는 총 2백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말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금융기관이 외국에서 꿔온 빚을 본격적으로 갚아야 할 시기가 다가온 셈이다.

가용외환보유고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나 수출 부진, 외국인투자 감소, 국제금융시장 여건 악화 등으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외채상환〓재정경제부는 16일 제1차 금융발전심의회에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년이상 장기외채가 1백86억6천만달러라고 보고했다.

분기별로 보면 △98년 4·4분기 59억8천만달러 △99년 1·4분기 47억7천만달러 △99년 2·4분기 79억1천만달러.

수출선수금 등 무역부문을 제외한 단기외채 1백8억1천만달러 가운데 50억9천만달러를 내년 6월까지 갚아야 한다. 올해초 뉴욕에서 외채 협상으로 만기가 1년 연장된 37억달러는 내년 4월에 상환해야 한다.

나머지 70억5천만달러중 90%가 만기연장된다고 보면 올해안에 7억5백만달러, 내년 상반기에 6억3천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가 상환해야할 장단기외채 추정액은 2백37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러시아 중남미 등 세계 각국의 경제위기로 커다란 손해를 본 국제금융기관들이 한국의 단기외채 만기연장을 거부할 수도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외환수급〓원화 환율이 한때 달러당 1천4백원까지 오른 것은 기업들이 외채 상환을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15일 현재 4백66억4천만달러로 8월말에 비해 15억5천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국내 은행 해외점포예치금 등을 제외환 가용 외환보유액은 8월말보다 15억7천만달러가 늘어난 4백29억2천만달러. 비상사태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외환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차입 금리가 급상승해 뉴머니(새 외자)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 유통금리가 작년봄 8% 전후에서 최근 16% 전후로 폭등, 앞으로 한국이 새로 조달할 외채 이자금리는 작년보다 2배이상 뛸 전망이다. 만기연장을 하더라도 금리가 올라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공적자금의 추가 도입이 어려워진 것도 외환수급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도입이 확실시되는 공적자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IMF자금 30억달러와 아시아개발은행(ADB) 7억달러. 세계은행(IBRD) 자금 20억달러와 선진 13개국의 2선자금 80억달러도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도입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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