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회장 타계/그룹 운영]장남 태원씨「후계 1순위」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53분


SK그룹의 실질적인 창업주인 최종현(崔鍾賢)회장의 별세로 SK그룹의 경영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룹측은 26일 “장례가 끝난후 사장단회의인 ‘수펙스 추구협의회’를 열어 향후의 그룹운영구도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그룹 안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최회장 가문의 2세들로는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崔泰源) SK㈜ 부사장(38)과 차남인 재원(再源·35·SKC상무)씨, 고 최종건(崔鍾建)회장의 장남 윤원(胤源·48·SK케미칼 부회장)씨, 차남 신원(信源·46·SK유통 부회장)씨, 3남 창원(昌源·34·SK상사 상무)씨 등 5명이 있다.

이들중 차기 후계구도와 관련해 가장 유력한 사람은 최태원부사장.

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최부사장은 그룹내 주력사를 돌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며 정보통신분야 사업진출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최회장은 평소 “조카든 자식이든 가리지 않고 적임자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말해왔지만 이는 창업주인 형을 존중해서 한 발언의 성격이 다분하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해석. 이에 따라 윤원씨 등 최회장의 장조카들은 SK케미칼 등 섬유관련업체와 SK상사 등을 맡되 그룹내에 머무는 형태로 분재(分財)하고 최부사장은 이동통신 등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그룹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그룹내에선 보고 있다. 최부사장은 최회장이 폐암수술을 받고 난 이후 손길승(孫吉丞)부회장과 함께 사실상 그룹을 대표해 주요업무를 결정하고 공식행사에 모습을 자주 나타내며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룹구조조정문제와 빅딜협상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력계열사에 자신의 모교이름을 딴 ‘시카고 학파’의 인맥도 상당히 구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회장이 건강악화 이후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으며 2세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경영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별혼란없이 후계체제를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최회장 이후의 경영체제는 오너 집안과 전문경영인이 공동으로 꾸려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회장 생전에 이미 3+3체제로 오너3명에 대표 전문경영인 3명이 그룹의 주요업무를 협의해 결정토록 구도가 짜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에따라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崔鍾建)회장의 자녀들과 최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사를 분할, 독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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