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通,경영혁신 본격착수…2002년까지 1만명 감축

  • 입력 1998년 7월 20일 19시 10분


국내 통신업계의 ‘맏형’ 한국통신이 민영화를 앞두고 경영혁신에 발벗고 나섰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정보통신의 선도기업으로 잘 나가던 한국통신은 최근 몇년간 경영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전화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가입자가 감소하는 대신 민간 통신업체들이 대거 등장해 시장을 잠식하고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 수익성이 나빠졌다. 게다가 공기업의 비효율성과 노사관계의 불안마저 약점으로 드러나 한국통신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

한국통신은 이처럼 악화된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근 실 본부장급 간부에 40대의 개혁적인 인물들을 전진배치하는 한편 이계철(李啓徹)사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작업을 빠르게 해나가고 있다.

한국통신의 경영혁신은 △수익성 위주의 기업경영틀 수립 △인센티브제 도입 △통신망서비스의 수익성 제고 △합리적 재무관리 △민간기업의 조직 인력운영법 도입 등 다섯 가지. 한통에선 이를 5개 항목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PIN TO KT프로그램’으로 요약된다.

한국통신은 현재 추진중인 사업을 네 부류로 나눠 △시내 시외 국제전화 회선임대 등 핵심추진사업은 효율성을 높이고 △하이텔 인터넷 전자상거래 개인휴대통신(PCS) 등 전략육성사업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위성통신 등 미래사업은 앞으로 적극 투자할 방침.

반면 전보 공중전화 114안내 시티폰 선박통신 등 수익성이 나쁜 사업은 당분간 현상유지하거나 손을 뗄 계획이다.

한국통신은 방만하게 운영되는 전국 2백80여개 전화국의 수를 크게 줄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자회사도 ‘퇴출’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6만여명인 인력을 2002년까지 5만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

한국통신은 경영계약제와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 등 민간기업의 경영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임원의 경영계약제를 실시하고 경영목표를 채우지 못한 임원은 책임을 지도록 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사장도 사외인사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와 계약을 맺어 경영능력을 평가받는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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