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주소-해법]全업종「불황터널」 수출로 길 뚫어야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한국 경제의 성장기반이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

전쟁 상황이 아니고서는 여간해서 줄어들지 않는 생산능력이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1월중 산업생산은 지난 54년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 “6·25이후 최대의 국난을 맞았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사를 확인해주었다.

실물분야의 붕괴사태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다. 1월중 생산활동지표는 사상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7개월간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월중 산업생산은 경공업 중화학공업 할 것 없이 급감했다. 중화학공업 생산은 전년동월에 비해 7.7% 감소했고 경공업은 19.6%로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반도체 유조선 휴대용컴퓨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계장비와 자동차는 지난해 1월에 비해 각각 29.1%와 19.1%가 감소했고 섬유 음식료품도 각각 17.6%와 14.7%가 줄었다.

제조업 가동률은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낮아졌다. 특히 내수가 부진한 기계장비 조립금속 음식료품 자동차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 위축 또한 심각하다. 도매판매는 석유석탄제품 건축재료 수산물 등의 판매 부진으로 1년전보다 4.4% 줄었고 소매는 가정용기기 백화점 음식료품 종합소매 등의 부진으로 8.8% 감소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소매점포 판매는 각각 11.5%, 15.8% 줄었다. 승용차 출하는 67.9% 줄었고 텔레비전과 대형 냉장고 출하도 33.7% 줄었다. 남녀 기성복과 휘발유 출하는 각각 25.9%, 27.7% 줄었다.

LG경제연구원 이윤호(李允鎬)원장은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한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돼야 생산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투자지표는 국내기계수주가 31.1% 감소했다. 건설업은 56.5%, 조립기계는 48.4%, 자동차는 21.3% 줄었다.

기계류수입은 47.3%가 감소, 85년2월 통계작성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공공부문 발주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민간부문에서 공장창고 사무실 등의 발주가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에 비해 19.3% 감소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경제동향팀장은 “수출 외에는 활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출금융지원 등 총력수출 지원체제를 구축, 경기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규진·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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