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년만에 「절반수준」…시가총액 38조원 줄어

  • 입력 1997년 10월 16일 19시 50분


「거꾸로 가는 주가」. 지난 94년 11월8일 1,138에 달하던 주가가 3년만에 570대로 추락, 반토막이 났다. 지수로만 볼때 3년전에 1천만원을 투자한 주식투자자는 이자는커녕 원금이 절반가량 깎인 셈이다. 상장회사수는 6백16개에서 16일 현재 7백74개로 무려 1백58개사가 늘어났지만 시가총액은 1백51조원에서 1백13조원으로 38조원 줄어들었다.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던 때 하루 거래량은 5천3백92만주, 거래대금은 1조1천3백12억원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16일에는 고작 3천2백만주, 4천1백2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거래 자체를 포기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증시 주도 세력은 기관투자가에서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으로 자리바꿈을 했다. 94년 주가를 끌어올린 기관투자가들은 주가가 바닥을 기자 일찌감치 증시에서 탈출하면서 주가폭락을 부추겼다. 한국증시의 「대표종목」 주가도 말이 아니다. 지난 94년 11월 주당 13만1천8백원하던 삼성전자는 이날 현재 5만6천2백원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포철의 주가하락폭은 2만5천원 △한전은 1만5천5백원 △신한은행은 1만8천5백원. 주가폭등 당시 주식시장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주식을 사는 등 「사자」 일색이었으며 증권사 영업직원은 주식투자로 떼돈을 번 투자자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기도 했다. 당시엔 경기가 무르익으면서 기업의 영업실적이 크게 향상됐고 이것이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는 「실적장세」가 펼쳐졌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은 경기침체와 기업의 연쇄부도, 성장률하락, 정치권의 비자금 공방 등 악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거래비중이 7%에 육박하는 외국인들은 환차손(換差損)을 피하기 위해 주식팔기에 나섰다. 정부의 부양책만을 믿고 주식시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만 커진 셈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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