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自 보고서」 파문]자동차 업계 반응

  • 입력 1997년 6월 6일 20시 51분


▼ 기아 김선홍 회장 ▼ 金善弘(김선홍)기아그룹 회장은 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도발」은 기아에 대한 「간접살인」이라고 맹비난하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삼성자동차에 법적 대응을 하게 된 배경은…. 『그동안 참고 견뎌 왔지만 참는데 한계에 이르렀다. 삼성이 기아에 대해 「경영진 내부 갈등」 「자금난 심각」 등 그릇된 정보를 퍼뜨려 기업부실화를 부추겨왔다』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자동차 공급과잉은 삼성의 자동차 사업진출에서 비롯됐다. 전문기업이 수십년간 해온 분야에 뒤늦게 끼여든 삼성이 아직 자동차를 한 대도 생산하지 않은 단계에서 「칼」을 휘두르는 것은 세상사람 모두가 웃을 일이다. 정부가 삼성의 진출을 허가해 공급과잉을 부추겨놓고 이제 와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려 한다면 또 다른 불행을 낳을 뿐이다』 김회장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무조건 다른 기업에 떠넘겨야 한다는 최근의 구조조정 논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최근 기아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침체와 고비용구조 때문에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기아는 최근 국내외의 치열한 판매경쟁에 대비, 과감한 경영혁신에 불을 댕겼다. 자동차판매회사의 출범으로 생산과 판매를 분리해 양사가 독자적인 자금운영을 할 수 있게 돼 자금회전이 원활해지고 있다』 〈이영이 기자〉 ▼ 쌍용車 이종규사장 ▼ 쌍용자동차 李鍾奎(이종규)사장은 삼성자동차의 구조개편 보고서 파문에 대해 『코멘트할 가치조차 없는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기아그룹이 삼성자동차를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쌍용의 대응은…. 『우리도 적절한 법적 대응방법을 검토중이지만 우선 자동차공업협회를 통해 다른 회사들과 함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해볼 예정이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삼성측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삼성은 지난 94년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때 자동차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고 만약 공급이 초과하더라도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불과 3년밖에 안된 지금 국내시장의 공급과잉 때문에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반대의 논리를 펴고있다. ―쌍용의 경영난을 이기기 위한 자구노력은 진척이 있는지. 『우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고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해외자금 조달을 위해 제너럴모터스(GM)나 동남아 화교자본 등과 협상중에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삼성이 우리에 대해 「자생력이 없는 기업」이라는 주장을 펴는 바람에 해외 거래처로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영이 기자〉 ▼ 삼성측 반응 ▼ 삼성자동차는 자동차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한 내부 보고서가 법정소송으로까지 비화된 데 대해 크게 난감해 하면서 「보고서 내용 자체가 회사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자동차 임직원들은 공휴일인 6일에도 거의 대부분 출근해 오랜 시간 대책 협의를 가졌으나 「대응 자제」쪽으로 일단 방침을 굳힌 듯하다. 삼성측은 『한 연구원이 그런 보고서를 작성해 파문을 일으킨데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기아자동차의 검찰고소에 공식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아의 검찰고소에 대해 『사태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번져나가 크게 당황스럽다』며 『기아의 이번 조치는 진의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측은 구조조정 보고서와 관련, 『지금까지 삼성이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그동안 통상산업부와 재정경제원 등에 꾸준하게 인수합병 방식의 주장을 펴왔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이 기아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하려는 의도가 보고서에 들어있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측은 『내년 3월 신차 출시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며 『지금 어느 업체가 인수해달라고 해도 인수할 뜻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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