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대기업 시내전화 『힘겨루기』…컨소시엄구성 신경전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김승환기자] 제2시내전화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콤과 대기업간 「시내전화 대연합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변수로는 사업권의 지역분할 문제와 한국전력의 향배를 꼽는다. 사업권의 지역분할은 새 시내전화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대기업들이 제기하고 있는 주장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되 도시나 군단위의 각 통화권을 나눠 사업을 하자는 것이다. 삼성 현대 대우 금호 효성 등 대기업들은 컨소시엄에 단순히 돈만 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통신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해외 통신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내에서 통신사업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자본금 1조원이 넘는 컨소시엄 회사를 세우면서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그랜드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콤은 『3백∼5백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에서 몇몇 기업만 지역 사업을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시내전화의 경우 지역별로 수익차가 커 공평한 지역 안배도 어렵고 대기업간 나눠먹기 식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데이콤은 『컨소시엄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데이콤이 지분 10%를 소유해 주도 주주가 되고 제2주주는 케이블TV망을 보유하고 있는 한전에 주자』고 밝혔다. 이에 맞서고 있는 대기업들은 데이콤만이 시내전화를 하라는 법은 없으며 조건이 안맞으면 마음에 맞는 대기업끼리 컨소시엄을 따로 구성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양쪽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은 한전. 한전이 제2시내전화 사업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 한전은 전국에 케이블 TV망을 갖고 있으며 지방의 구석구석에까지 세워놓은 전신주만 갖고서도 한국통신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상대로 평가받고 있다. 한전은 「공기업으로서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겠다」며 양쪽에서 내밀고 있는 조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관망하는 분위기. 일부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데 심판이 일일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콤과 대기업간의 줄다리기는 4월말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팽팽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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