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신작 장편소설 ‘사하맨션’ 출간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8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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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 소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패배의식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다 포기했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삶을 꾸려간다. 크게 세상을 뒤집거나 나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자기 자리를 바꿔간다.”

작가 조남주(41)씨는 장편소설 ‘사하맨션’(민음사)을 이렇게 소개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처럼 밀입국한 인물도 있고, 노인과 여성, 아이들, 장애 인물, 성소수자들도 등장한다. 이 맨션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는다. 그 이야기를 소설에 담고 싶었다.”
살인자가 돼 사하맨션에 온 남매가 중요 인물이다. 30년 동안 맨션에 세 들어 사는 이들이 하나둘씩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엄마의 추락사를 자살로 둔갑시킨 사장을 죽인 도경과 그 누나, 남매처럼 10년 전 국경을 넘었다는 관리실 영감, 본국에서 낙태 시술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해 도망쳐 온 꽃님이 할머니,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눈이 없는 사라, 보육사의 꿈을 좇았던 은진 등이 등장한다.

페미니즘적인 색채가 있다. “페미니즘적인 주제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내가 소설을 써왔던 동안 가졌던 관심사나 질문들이 소설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 것 같다. 최근에 우리 사회 이슈이기도 하고 관심사이기도 했던 여성들의 문제를 넣었다. 낙태나 육아, 보육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됐다.”
“지난번 소설도 그렇고, 이번 소설에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이런 질문들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게 나를 소설을 쓰게 만든다.”

전작 ‘82년생 김지영’은 출간 2년 만에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처음 ‘82년생 김지영’을 쓸 때는 많이 읽어주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부담감을 느꼈다기보다 소설이라는 것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 계기다.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읽는다, 한국 소설을 잘 안 읽는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통해서 의견을 나눈다. 소설이 사람들의 관심사를 모으기도 하고 사회적인 이슈가 함께 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누군가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주고 사회 변화와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82년생 김지영’ 일본어판은 출간 3개월 만에 인쇄부수 13만부를 돌파하기도 했다.

“2월에 일본을 다녀왔다. 이후에도 일본 방송사에서 와서 인터뷰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한국 소설이 많이 읽히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게다가 여성과 관련된 이슈가 한국만큼 뜨겁지 않다고 알고 있어서 일본에서 취재를 오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지점들이 놀라웠다. 일본 여성 독자들이 한국의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이야기와 비슷한 지점이 있다는 이야기들을 해주는 것 같다. 한 사회, 한 국가에서만 읽히거나 경험하는 일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다른 사회, 국가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지게되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이 한국사회에 일어나는 일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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