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현장에 딱 맞춘 ‘강소농 수익모델’… 부농의 꿈 주렁주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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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농촌의 조용한 ‘혁명’ 이끌어

농촌진흥청은 연구자가 농업인과 함께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강소농 수익모델 현장 접목’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농가가 식품 부산물 등을 자체적으로 활용해 생산한 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왼쪽)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신품종 다래(오른쪽)의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은 연구자가 농업인과 함께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강소농 수익모델 현장 접목’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농가가 식품 부산물 등을 자체적으로 활용해 생산한 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왼쪽)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신품종 다래(오른쪽)의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다래는 키위의 조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다래보다 키위가 훨씬 많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이런 점에 주목해 지역 농가와 함께 강원도 산간 지방의 다래를 상품화하기로 했다. 2009년부터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래 품종 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해 ‘껍질째 먹는 다래’를 수확해 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다. 키위와 다래는 원래 털이 있어서 껍질째 먹지 못한다. 강원도농기원이 만들어 낸 신품종 다래는 껍질째 먹을 수 있어 비타민과 섬유소까지 섭취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엄남용 강원도농기원 연구사는 “다래는 변비와 피부 염증에 효과가 좋아 부가가치가 큰 작물”이라며 “사과나 배보다 단위 면적당 수익도 높다”고 말했다.

우리 농업을 두고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껍질째 먹는 다래처럼 첨단 기술을 활용해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농촌진흥청은 연구자가 농업인과 함께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강소농 수익모델 현장 접목’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에도 농진청은 첨단농업 기술을 개발해 왔지만, 이를 책자 방식으로 농가에 보급해 실효성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농진청은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이 전국의 농가에 직접 가서 농업기술을 적용하는 ‘강소농 수익모델 현장 접목’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연구자와 선도농가가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 새로운 수익모델이 창출돼 농업 기술과 소득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농업 현장에서는 ‘강소농 수익모델 현장 접목’ 사업을 통해 다양한 수익모델이 나왔다.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한우고기 생산 수익 모델’ 연구사업에서는 농가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농식품 부산물로 섬유질 배합사료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이 사료를 먹은 한우가 ‘1++등급’의 고급육이 되는 확률을 기존의 3.8%에서 62.5%로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또 ‘고품질 보존화(preserved flower) 개발과 대량생산 수익 모델’ 연구사업은 보존화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이는 생화가 가장 아름답게 피었을 때 탈수해 유연제 처리를 하는 방법으로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반영구적으로 생화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기술. 1991년 프랑스에서 개발된 뒤 일본에 이어 2009년 세계에서 3번째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사업의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민들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기술향상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농진청 연구진도 단일 기술이 아닌 여러 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내야 현장에서 농가 소득을 실질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우리나라 농업은 논작물과 밭작물, 특수작물, 축산, 화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도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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