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처용’ 26년만에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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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감성 맞게 음악 대폭 손질

창작오페라 ‘처용’의 세 주역. 왼쪽부터 임세경(가실), 신동원(처용), 우주호(역신). 국립오페라단 제공
창작오페라 ‘처용’의 세 주역. 왼쪽부터 임세경(가실), 신동원(처용), 우주호(역신). 국립오페라단 제공
서라벌 밝은 달 아래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도 춤을 추며 돌아 나왔던 처용. 그가 현대 사회에서 부활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처용’이 8, 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1987년 초연 이후 26년 만이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신라 말기의 시대상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로 바뀐다. 처용은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옥황상제의 아들로 그려진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황금감옥으로 설정한 무대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공허함을 상징한다”면서 “인간의 본성을 고민하던 처용은 결국 대중을 구원하지 못하고 파멸한다”고 말했다.

작곡가 이영조는 음악의 대부분을 새로 매만졌다. 그는 “예전 음악이 너무 어리게 느껴져 대폭 현대적으로 바꿨다”면서 “하지만 서양의 요소는 그릇이고 내용물은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테너 신동원이 고뇌하는 처용 역으로 무대에 서며, 소프라노 임세경은 혼탁한 사회에 던져진 나약한 인간을 대변하는 처용의 아내 가실 역을, 바리톤 우주호는 갈등과 분쟁, 욕망을 상징하는 역신(疫神·전염병을 옮기는 신)을 맡았다. 우주호는 “역신은 가실의 순수한 영혼, 처용의 굳센 의지를 뭉개고 갈등으로 몰아가면서 극의 긴장을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극본 김의경, 가사 고연옥. 정치용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1만∼10만 원. 02-586-5282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창작오페라#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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