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아이들에게 잔소리 말고 ‘굵은 소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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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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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자녀 싸가지 코칭/이병준 지음/280쪽·1만3000원·대성Korea.com

퇴학 위기에 처한 고1 아들을 둔 엄마의 실제 자녀 교정기. 주인공은 상담사로 일하는 저자를 찾아가 코칭을 받은 뒤 6개월 만에 아들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많은 자녀교육서가 이론을 위주로 하고 실제 사례는 드문드문 제시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아들과 관계 개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도전과 응전’을 낱낱이 소개한다.

주인공은 기상 시간에 대한 원칙을 정하는 것으로 코칭을 시작했다. “일어나지 않으면 이불을 걷겠다”고 했더니 아들은 “졸라 짱나”로 응수했다. 다시 “우리 집 기상 시간은 7시야. 방학에도 변함없다”고 원칙을 반복해 알려줬다. 아들은 엄마에게 욕을 퍼부으며 집을 나가 버렸고,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옛날 같으면 ‘폭풍 전화’를 걸어 잔소리를 퍼부었겠지만 주인공은 간단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집은 12시면 현관문을 잠근다. 가족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아들은 12시에 맞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범하기 쉬운 가장 큰 오류는 잔소리다. 엄마가 문제 행동에 잔소리를 시작하면 아이는 잔소리와의 게임을 시작한다. 문제의 본질은 자신의 문제 행동이지만 아이는 엄마 잔소리 때문에 문제 행동을 한다고 합리화하게 되므로 잔소리를 할수록 문제 행동 역시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잔소리 아닌 ‘굵은 소리’를 하라고 조언한다. 행동에 개별 대응하는 대신 원칙을 알리고, 상기시키는 데 그치라는 뜻이다. 또 규칙을 정하면 절대 타협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들이 남동생의 돈을 빼앗는 일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아들에게 “동생의 돈을 빼앗았다고 들었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니”라고 말했지만 답이 없었다. 하루를 더 기다린 뒤 어떻게 할 건지 확인했다. 아들은 “줄 거야”라고 말했다. “고맙다. 언제까지 줄 건데?”라고 하자 “그건 알아서 할게”라고 했다. 다시 “언제까지 줄지 분명히 대답해”라고 하자 아들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엄마는 방에다 대고 말했다. “내일 같은 시간에 다시 물을게. 그때까지 해결했으면 한다.” 엄마의 뒤통수에 “씨×, 하면 될 거 아냐”는 말이 꽂혔지만 무시했다. 하루가 지나지 않아 아들은 동생에게 돈을 돌려줬다.

저자는 인터넷 독서 및 가치관운동 넷향기(www.nethyangki.net)의 강사다. 페이스북에서 JemisLee라는 이름을 쓴다. ‘재밌으리’다. 아이를 ‘싸가지 있게’ 키우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책의 향기#실용기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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