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창작발레 ‘현존’ 11년만에 무대올리는 제임스 전-이태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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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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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음악 맞춘 발레… 요즘세대에 딱이죠”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오른쪽)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용인대 교수는 11년 만에 록 발레 ‘현존(Being)’의 전막 공연을 앞두고 잔뜩 신바람이 난 표정이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오른쪽)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용인대 교수는 11년 만에 록 발레 ‘현존(Being)’의 전막 공연을 앞두고 잔뜩 신바람이 난 표정이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불량 청소년, 시끄러운 록 음악, 마약 복용, 매춘부의 등장…. 1995년 6월 서울발레시어터(SBT)가 창단 공연으로 문예회관 대극장(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 창작 발레 ‘현존(Being) 시리즈’는 파격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국내에서 발레는 상류층이 즐기는 공연 예술 장르였어요. 클래식한 고전 발레만 알았지 대중음악에 맞춰 발레를 한다는 개념이 없을 때였죠.”(이태섭)

“사람들이 이 공연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랐어요. 이게 발레인가 싶었겠죠. 록 발레라는 이름을 붙인 건 1998년부터였어요.”(제임스 전)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현존 2편, 1998년 현존 3편까지 제작됐고 1∼3편 전막 공연도 하며 SBT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고 안무가 제임스 전 SBT 상임안무가(52)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용인대 교수(57)의 이름을 공연계에 각인시켰다.

현존의 전막 공연이 11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상일동 강동아트센터 개관작으로 나흘간 공연한다. 20일 강동아트센터에서 만난 현존의 두 주역은 2000년 8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의 마지막 공연 이후 11년 만의 전막 공연에 들뜬 표정이었다.

전 씨는 “오히려 요즘 세대에게 맞는 공연이에요. 형, 우리가 너무 일찍 터뜨렸어”라며 웃었다. 이 교수는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할 생각을 했을까 싶을 만큼 규모가 큰 작품이었어”라며 혀를 내둘렀다.

둘은 1980년대 세계 공연계의 중심인 미국 뉴욕에서 생활한 공통의 경험이 있고 그게 이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미국 시민권자인 전 씨는 줄리아드에서 무용을 전공했고 이 교수는 뉴욕시립대 중 하나인 브루클린대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1992년인가 같이 만든 ‘테이블 밑의 혼례’라는 작품이 첫 작품이었죠. 그때 제임스는 유니버설발레단 소속이었고요. 우리 둘 다 젊을 때였죠.”(이태섭)

“그 인연으로 1995년 SBT 창단 이후론 제 작품은 거의 형과 같이 했어요. 만난 적은 없어도 뉴욕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코드가 서로 잘 맞아요.”(제임스 전)

뉴욕에서 뮤지컬의 매력에 빠졌던 전 씨가 먼저 이 교수에게 춤으로 뮤지컬 같은 작품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는 두 뉴요커 출신의 의기투합으로 이어졌다.

11년 전과 달라진 건 출연진이다. 초연 당시 군무(코러스)를 했던 김성훈 김은정이 주역으로 성장했고 나머지 출연자는 모두 20대 후반의 젊은 무용수다. 공연 중엔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새로운 장면이 있을 거라고 이 교수는 귀띔했다.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작품을 수놓는 록 음악이다.

전 씨는 “젊은 애들이 어찌나 재미있고 신나게 연습하는지 몰라요. 지난해 롤링스톤스 다큐를 봤는데 싱어 믹 재거가 무대에서 춤추니까 젊은 관중이 쓰러져요. 젊은 애들이 일흔 넘은 할아버지를 보면서 열광할 수 있는 게 바로 록 음악의 힘이죠”라고 말했다. 1만∼3만 원. 02-3442-2637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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