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있는 ‘이탈리안 디자인’의 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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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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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 공예품 등 180여점 전시

‘이탈리안 스타일’전에 나온 의자 ‘사코’. 사진 제공 한국국제교류재단
‘이탈리안 스타일’전에 나온 의자 ‘사코’. 사진 제공 한국국제교류재단
폴리스티렌 재질의 알갱이를 채워 만든 커다란 자루 같은 의자의 이름은 ‘사코’. 체형에 따라 편안하게 몸을 받쳐준다. 굵은 호스처럼 제작된 조명기구 ‘보아룸’은 원하는 대로 모양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분홍, 초록, 빨강색 쿠션을 이어붙인 ‘델루키’ 소파. 옆에서 보면 팔을 내민 사람처럼 보인다.

지루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창의적 작품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월 20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이탈리안 스타일’전.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알레산드로 멘디니, 필리프 스타르크, 론 아라드 등 이름난 디자이너와 건축가 70여 명이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 은공예품 등 18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사르티라나예술재단의 소장품을 들여온 전시로, 20세기 디자인 역사에 남은 고전작품부터 현대의 히트작까지 다양한 소재, 기법, 발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초점은 기능성과 미적감성, 중세부터 이어진 장인정신을 결합한 이탈리안 스타일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 있다. 20세기 초 북유럽을 중심으로 기능주의 디자인 시대가 휩쓸었으나 이탈리아는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인간성을 중시하는 감성적 디자인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전통적으로 원자재가 부족했기에 품질 높은 수공업 기술 활용과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 차별화된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다.

외국인 디자이너를 영입해 이탈리아 디자인의 정신을 표현한 점도 주목된다. 카르텔사의 경우 프랑스 디자이너 필리프 스타르크에게 의뢰해 ‘라 마리’ 의자를 제작했다. 가죽이나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이 의자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작품. 윤금진 문화센터 소장은 “집을 창조와 개성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저력을 드러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무료. 02-2151-6520(일요일 공휴일 휴관)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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