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30>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이오…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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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729회)에서 魯(노)나라 定公(정공)이 나라를 일으킬 수 있을 만한 한마디가 있느냐고 묻자 공자는 임금 노릇하기 어렵다는 세상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나라를 興隆(흥륭)하게 만드는 한마디에 가까우리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공은 다시, 나라를 망하게 할 만한 한마디가 있느냐고 물었다. 공자는 말이란 꼭 그렇게 되리라고 期必(기필)할 수는 없다고 유보하되, 위와 같이 대답했다.

人之言은 세상에 전하는 말, 予는 일인칭 주어, 乎는 ‘∼에서’, 爲君은 임금 됨 혹은 임금 노릇함이다. 莫予違也는 ‘나의 말을 어기는 사람이 없다’인데, 나의 말을 어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보다 더 즐거움이 없다는 뜻이다. 짧은 부정문이고 목적어가 대명사 予라서 동사 違보다 앞으로 나왔다. 如는 ‘만일’이다. 莫之違也는 ‘그것을 거역하지 않는다’이다. 不亦善乎는 ‘또한 좋지 않겠는가’, 不幾∼乎는 ‘거의 ∼에 가깝지 않겠는가’이다. 喪邦은 나라를 잃음이다.

임금이 임금 노릇 하기 쉽다고 여기고 자기 말을 아무도 거역하지 않는 專制(전제)와 獨裁(독재)를 즐거워한다면 喪邦을 초래하게 된다고 공자는 경고했다. 현재도 유효한 가르침이다. 단체의 지도자가 스스로 뛰어나다고 여겨 批判(비판)을 수용하지 않고 建議(건의)를 묵살한다면 흥할 수가 없다. 이 시대의 지도자여, 비판과 건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美德(미덕)을 갖췄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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