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04>人之生也直하니 罔之生也는 幸而免이니라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공자의 가르침은 엄하다. 곧지 않게 사는 삶은 살아 있다 해도 죽은 것과 다름없다고 ‘논어’ 雍也(옹야)편의 이 장은 말한다. 핵심어인 直(직)은 省(성)과 I(은)으로 이루어져 있다. 省은 눈의 주술 힘을 강화하려고 눈썹에 칠한 모습으로, 지방을 순찰해서 부정을 단속하는 일을 가리켰다. I은 담으로 둘러싸인 은신처를 뜻한다. 곧, 直은 몰래 조사해서 부정을 바로잡는다는 뜻이었는데, ‘바로잡는다, 올바르다’의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는 正直(정직) 혹은 誠(성)과 통한다.

구문 속의 也(야)는 주제 제기의 구실을 한다. 罔(망)은 ‘없다’는 뜻의 부정어이다. 한문의 부정어는 [ㅁ-]과 [ㅂ-]의 두 계열이 있다. 앞의 예로 無(무), 无(무), 毋(무), 未(미), 末(말), 靡(미), 亡(망/무), 罔(망) 등이 있다. 뒤의 예로 不(불), 弗(불), 非(비) 등이 있다. 모두 兩脣音(양순음) 계열이다. 之(지)는 포유문의 주어와 술어를 연결해 주기도 하고, 앞의 어구를 받기도 한다. 人之生也의 之는 앞의 예이다. 罔之生也의 之는 두 쓰임을 모두 지닌다. 幸은 多幸이라는 뜻이 아니라 僥倖(요행)이라는 뜻이다. 而는 부사어와 술어동사를 이어 주어 음조를 고르게 한다. 免(면)은 본래 투구를 벗는 모습을 그린 상형자인데, ‘벗는다, 벗어난다, 용서한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는 禍(화)나 罪罰(죄벌)로부터 벗어난다는 뜻이다.

‘중용’에 보면, “군자는 평탄한 처지에서 운명을 기다리지만 소인은 험한 일을 행하면서 요행을 구한다”라고 했다. 평탄한 처지란 올바른 마음을 지니고 성실하게 살아감을 말한다. 험한 일이란 속임수를 말한다. 남도 자기도 속이지 않는 참마음을 지닐 때 우리 삶은 정녕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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