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Ms. 박의 라이브갤러리] ‘아프리카 미술로 오바마 생각읽기’ 展

  • 입력 2009년 1월 28일 07시 38분


지난 21일은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날이었다.

이 날 거의 모든 미디어들이 새로운 미국을 이끌어갈 오바마의 인생역정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있었으니 바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하얀 집에 검은 족적’‘검은 샛별’‘검은 링컨’‘검은 케네디’ 심지어 오바마가 사용하는 휴대폰 블랙베리 스마트폰까지 적어도 이 날 하루만은 ‘블랙’ 컬러가 대세인 듯했다.

우리말의 색(色)에 해당하는 ‘컬러’는 단순히 빨강·노랑·파랑 따위의 빛깔이나 물감 같은 안료의 구별만을 지시하는 단어는 아니다.

국어사전에는 ‘색’의 또 다른 정의로 ‘같은 부류가 가지고 있는 동질적인 특성’이 있다. 따라서 색을 ‘섞는다’는 것은 곧 서로 다른 부류의 생각이나 이념들이 혼재되고 나아가 충돌하는 격전을 의미한다.

색채학의 대부로 불리우는 미셸 파스투로(Michel Pastoureau)는 ‘섞는다’는 행위를 ‘혼합혐오’ 또는 ‘다양함은 죄악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컬러의 혼합이라는 문제가 미술의 역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민족에서, 인종에서, 종교에서 갈등이 있는 모든 곳에 존재하면서 수시로 논쟁을 야기한다.

오늘날 차이와 존중의 의미가 들어있는 퓨전이나 하이브리드라는 말 속에도 차별과 배제라는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다. 오늘날 존경받는 예술가와 과학자는 한결같이 바로 이 그림자를 거두고자 노력했던 이들이다.

1666년 뉴턴은 백색광이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12년 피카소는 신문과 벽지, 악보를 뒤섞어 그림에 붙임으로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2009년 오바마가 최초의 혼혈(그의 아버지는 케냐출신 흑인이고 어머니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혈통의 백인이다) 대통령이 되어 바통 터치를 하게 되었다.

박 대 정

유쾌, 상쾌, 통쾌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미술 전시를 꿈꾸는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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